조선왕조 8도(道)가 13도로 나뉜 것은 고종32년(1895년)에 단행된 지방제도 개정에 의해서다. 8도의 명칭은 당시로는 대표적인 두 고을의 명칭 앞글자를 딴 것이다. 충청도는 충주와 청주, 경상도는 경주와 상주, 전라도는 전주와 나주, 강원도는 강릉과 원주, 황해도는 황주와 해주, 평안도는 평양과 안주, 함경도는 함흥과 경성 등이다. 다만 경기도는 예외로 서울을 둘러싸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경기·강원·황해도를 제외한 충청·경상·전라·평안·함경도가 남북도로 나뉘어 13도가 됐다. 제주도(島)가 제주도(道)로 된 것은 1946년이다. 그 이전에는 전라남도에 속했었다.
그런데 함경도는 맨 처음 태종13년(1413년) 당시에는 함길도라고 불렀다. 함흥과 길주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지금의 함경도로 바뀐 것은 중종4년(1509년)이다.
1945년 광복 후 남한은 제주도를 도청 소재지로 승격시킨 것 말고는 도단위 개편은 없었던 데 비해 북한은 크게 변했다. 기존의 평안남북도, 함경남북도 외에 분단된 자그마한 북녘땅 통천군 등을 강원도로 독립시켰다. 이 바람에 함경남도 원산시가 강원도로 들어갔다. 또 황해도를 황해남북도로 만들고, 평안북도의 압록강지역 일부를 자강도, 평안북도와 함경북도의 접경지역 일부를 떼어 양강도를 만들었다. 양강도는 압록강·두만강의 두 강이 흐른다는 의미다.
이러므로 해서 평안남북도·함경남북도·황해도 등이던 것이 우리와 같은 9개 도로 늘었다. 이만이 아니라, 남한의 특별시·광역시와 같은 특별시·직할시를 만들어 우리의 16개 시·도와 똑같은 수의 16개 시·도를 두고 있다. 아마 우리가 광역시를 증설하면 그네들도 증설할 것이다. 여기에는 깊은 저의가 깔렸다. 앞으로 혹시라도 남북 간에 어떤 선거가 있게 되면, 인구 비례 투표가 아닌 시·도 단위 대표자 선출을 고집하기 위함이다.
이른바 남조선 해방은 불변의 저들 전략이다. 이 절대 불변의 전략을 위해 무한 가변의 전술을 구사하는 것이, 또한 로동당 강령으로 규정하고 있는 남조선 혁명의 기본 노선이다. 행정구역 개편은 그 같은 전술적 변화의 일환이다. /임양은 주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