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폭탄에 가격하락…미분양 해소 난망

건설사들, 미분양 물량에 대한 공격적 마케팅 재개

건설사들이 분양가 할인에 중도금 무이자 전환 등 미분양 물량에 대한 공격적 마케팅을 재개하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올해 초 분양한 인천 남동구 논현동 '한화꿈에그린 에코메트로3차 더 타워' 잔여물량에 대해 기존 10%였던 계약금을 5%로 낮추고 중도금도 입주 시까지 전액 무이자로 대출해 준다.

 

대림산업과 코오롱건설은 인천 서구 신현동 '인천 신현 e편한세상 · 하늘채'의 미분양 물량에 대해 잔금을 입주 기간인 8월 말까지 완납하면 분양가를 8% 깎아주고 있다.

 

코오롱건설은 KTX 광명역 인근에서 '안양석수 코오롱 하늘채' 일반 분양분을 조합원 물량보다 3.3㎡당 100만~200만원 정도 싸게 분양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엠코는 서울 중랑구 상봉동에서 분양 중인 '상봉 프레미어스 엠코'의 전 세대에 발코니 무료확장과 시스템 에어컨 무료 설치(전용 58㎡는 제외)의 혜택을 주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고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미분양 물량을 줄이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입주폭탄' 앞두고 미분양 해소 난망

하지만 주택시장은 여전히 안개 속을 걷고 있다. 특히 분양가상한제에 직면해 건설사가 밀어냈던 입주물량이 하반기 들어 수도권에서만 7만7,000여 가구 쏟아지면서 '입주 폭탄'을 예고하고 있다.

 

올 하반기 수도권 입주물량은 7만7,672가구 중 고양시가 1만2,887가구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인천 1만637가구, 용인 6,361가구, 파주 3,538가구, 수원 3,246가구, 김포 3,104가구 순이다.

 

이들 지역은 올해뿐만 아니라 최근 3년간 분양물량이 집중됐던 곳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조사사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용인 3만9,535가구, 고양 2만6,787가구, 김포 2만5,806가구, 파주 2만3,721가구, 수원 1만8,277가구 등 입주물량이 넘쳤고 미분양주택도 갈수록 적체되고 있다.

 

◈ 정부 미분양 대책도 효과 없어

정부가 미분양 해소 대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환매조건부 미분양 아파트 매입 실적이 저조하다. 대한주택보증은 최근 신청받은 환매조건부 미분양 주택 매입에 건설사들이 1,800억원 어치를 사달라고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건설사들의 매입 신청 물량은 정부 목표치의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정부는 4·23 미분양 대책’에서 대한주택보증 등을 통해 연내에 모두 3조원의 자금을 투입해 미분양 아파트 2만가구를 매입하기로 하고 지난달 14~18일 1차로 1조원 규모의 미분양 아파트를 사들일 예정이었다.

 

이런 추세라면 연내에 3조원을 투입해 환매조건부로 미분양 아파트 2만가구를 매입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 집값 하반기에 더 떨어진다

최근 5년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던 경기 과천·분당·일산·용인 지역이 올들어 집값 상승률 최하위 지역으로 전락했다.

 

KB국민은행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집값 상승률(지난해 말과 비교한 올 6월의 집값 상승률)은 고양 일산서구(-3.8%), 과천(-3.0%), 성남 분당구(-2.9%), 용인 기흥구(-2.8%), 용인 수지구(-2.6%) 등의 순으로 낮았다.

 

KB국민은행연구소측은 "과천은 재건축 용적률 하향 조정 발표로 매수심리가 위축됐고 일산과 용인은 신규물량 증가로 매물이 적체되면서, 분당은 대체 신도시 개발 등으로 가격이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은 "이들 지역은 기대감에 의해 투기적 수요가 몰린데다 입주량이 과다한 곳이어서 주택시장 침체기에는 작은 악재에도 쉽게 출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더 큰 폭의 집값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금리 인상에 겹쳐 입주물량이 본격적으로 쏟아지는 7월 이후에는 집값이 상반기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분양이 적체된 용인과 고양, 파주지역의 경우 분양가에서 10% 이상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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