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더운 여름 복날을 여름에 미리 예방하세요

우리는 무더운 여름 복날을 전후해 삼계탕을 즐겨 먹는다. 이는 양기 소모가 많아지는 여름철, 몸속이 냉해지는 것을 막고 보다 건강하게 겨울을 보내기 위한 우리 조상들의 생활속 지혜다. 이를 한의학에서는 동병하치’(冬病夏治, 겨울병을 여름에 치료한다)로 설명한다.

 

정경진 경기도한의사회 회장은 “한의학에서는 겨울병의 원인을 차가운 기운 또는 양기의 부족으로 본다”며 “날씨가 더운 여름, 소서에서 처서까지 1년 중 자연의 양기가 가장 왕성해 차가운 기운의 기세가 꺾이는 시기인 삼복에 인체의 양기도 가장 높기 때문에 이때 폐 기운을 북돋으면 면역을 강화하고 겨울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한의학에서 시행하고 있는 겨울 감기의 대표적 예방 프로그램인 ‘삼복첩’(三伏貼)에 대해 알아본다.

 

초·중·말복 3회에 걸쳐 뜨거운 성질의 약재로 만든 한방패치

호흡기 관련 혈자리에 붙여 체내 양기 기르고 면역기능 강화

■ 겨울감기 여름에 다스리는 ‘동병하치’

 

여름에는 활동량이 많아지고 더위를 이기기 위해 양기가 많이 소모되면서 소화기나 호흡기 등 몸속은 냉해지기 쉽다. 이런 상황에서 얼음이나 냉면 등 차가운 음식을 많이 먹으면 우리 몸을 지탱하는 에너지인 양기는 더 부족해진다.

 

양기가 부족해지면 조금만 더워도 사지에 기운이 빠져 축 늘어지고 속은 쌀쌀하며 심하면 식은땀도 흐르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무더운 복날 따뜻한 성질을 지닌 삼계탕을 먹는 것은 양기를 보해주는 동병하치의 건강관리법에 따른 것이다.

 

삼복첩의 원리는 겨울철 질환을 여름에 고친다는 동병하치(冬病夏治)다. 말 그대로 ‘동병(冬病)’, 찬 기운을 접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감기, 비염, 천식 등을 ‘하치(夏治)’, 왕성한 여름 기운으로 치료한다는 뜻이다.

 

삼복첩은 초·중·말복 3회에 걸쳐 백개자, 세신, 감수, 연호, 강즙 등 뜨거운 성질의 약재로 구성된 ‘소천고(消喘膏)’ 처방으로 만든 한방패치를 호흡기 관련 주요 혈자리에 붙여 체내에 양기를 기르고 면역기능을 강화하는 치료법이다.

 

특히 부착 후 바로 활동할 수 있으며, 통증이나 부작용이 적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시술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어린이의 경우 1~3시간, 성인은 2~6시간 정도 붙이면 된다.

 

정 회장은 “어른인 경우는 침으로 가볍게 자극을 준 후 삼복첩을 붙이고, 아이들은 부항 등을 이용해 혈자리를 열어 삼복첩을 붙인다”며 “삼복첩을 여름에 3번 약 10일 간격으로 붙여주면 약효가 몸속에 스며들어 호흡기 면역력이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 삼복 즈음해 ‘삼복첩’으로 겨울감기 예방

 

삼복첩의 원리는 임상실험을 거친 여러 논문에서도 80% 이상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삼복첩 치료후 감기 횟수가 감소하고 감기에 걸렸다 하더라도 빠른 시일내에 회복된 것으로 조사됐다.

 

삼복첩은 겨울철에 발생하기 쉬운 각종 호흡기질환인 감기, 알러지성 비염, 축농증, 천식, 기관지염, 유행성 독감 등에 효과가 있으며, 평소 손발이 차고 겨울에 추위를 많이 타거나, 여름에 냉방병에 잘 걸리는 경우에도 좋다. 또한 배가 차고 배앓이를 자주하며, 겨울이면 설사, 위염 등이 심해지는 증상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단, 임산부나 3세 이하의 영유아, 심폐기능에 이상이 있는 자, 열이 나거나 감기증세를 앓고 있는 자, 피부과민자 등은 시술을 피하며 노약자도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시술을 받아야 한다.

 

또한 삼복첩을 부치고 난 뒤에는 가급적 찬 음료나 음식을 삼가는 것이 좋으며, 새우, 게 등 해산물, 쇠고기, 닭고기, 땅콩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윤철원기자 yc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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