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名醫를 찾아서>박춘근 원장
“명의요? 진단 잘하고 수술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환자는 대하는 한결같은 마음이 있어야죠. 세상에는 별의별 사람이 다 있잖아요. 나이가 많은 사람, 어린 사람, 부자인 사람, 가난한 사람, 조건이 다르다고 해서 차이를 둬서는 안됩니다. 모든 사람을 똑같이 존중하는 것이야 말로 명의가 갖춰야할 최우선 덕목이죠.”
척추·관절전문병원인 윌스기념병원 박춘근 원장(50·신경외과 전문의)은 명의(名醫)의 조건을 이처럼 인간존중의 마음에서 찾는다. 막말을 하는 환자까지도 포용하는 ‘인술(仁術)’을 펼칠 수 있어야 진정한 명의이고 그 다음이 의술(醫術)이라는 것.
“의사가 모든 분야에 능통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선 세계 누구보다도 탁월한 의술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게 당연하지 않겠어요?”
가톨릭대 의대에서 신경외과를 전공한 박 원장은 같은 대학에서 척추신경외과 부교수를 지냈다. 뉴욕주립대 교환교수로 재직시 ‘척추수술의 대부’로 알려진 레온 윌스 박사의 제자인 한센 유한 교수로부터 정통 척추 수술법을 전수받아 적통 제자 중 한 사람이 됐다.
척추수술의 대부 레온 윌스 박사로부터 정통 척추수술법 전수받아
“환자 마음까지 치료하는 仁術 펼쳐야”… ‘인정 많은 병원’ 입소문
개도국치료사업 협약 등 국제의료사업 참여 ‘글로벌 의료기관’ 우뚝
■ ‘인술(仁術)’을 펼치는 인정 많은 의사
그는 자신이 치료한 수만명의 환자 중 유독 한 사람의 이름을 잊지 않고 있다. 그(김모씨)가 개인적인 친분이 있거나, 돈이 많거나, 고위층이거나 해서가 아니다. 그 반대다. 김씨는 80년대 초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가 경찰이 휘두른 곤봉세례를 받은 후 정신이상과 디스크에 시달렸다. 치료는 커녕 검사비용조차 감당할 수 없을만큼 어려운 형편이었다.
개원한지 얼마 되지 않을 때 김씨가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박 원장을 찾아왔다. 이미 치료비가 없어 인근 병원 몇 군데에서 쫓겨난 뒤였다.
“허리 디스크는 통증도 있지만 마비 증상이 오기 때문에 가만히 두면 장애인이나 폐인으로 살 수밖에 없게 되죠. 도저히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었어요. 사실 김씨의 경우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었고 심장이 안 좋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수술이 성공해 김씨가 침대위에 올라가 엉덩이 춤을 추는 것을 보면서 생각했죠. 이게 내 사명이구나….”
수술이 끝난 후 박 원장은 수술비 마련에 동분서주하는 김씨 어머니의 걱정을 덜어 주기 위해 무료진료를 결정했다. 이후 윌스기념병원은 인정 많은 의사가 운영하는 병원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박 원장의 인술은 국경도 뛰어 넘고 있다. “카자흐스탄이나 몽골 같은 곳은 의료 환경이 아주 열악해요. 허리가 아프면 온천에 가거나 민간요법이 전붑니다. 세상에는 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았죠. 그래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국내에도 법적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가 가능해 진 지난해 5월, 박 원장은 본격적으로 국제 의료 사업에 뛰어 들었다. 최근들어서는 어느 정도 성과도 가시화 되고 있다. 지난 2008년 50여명 미만이던 해외 환자가 2009년에는 170여명으로 늘었다. 또 지난 20일에는 (사)지구촌보건복지재단과 개도국의 무료치료사업을 실시하는 것과 관련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우선은 ‘선택과 집중’을 하려고 합니다. 처음부터 모든 지역을 커버할 순 없으니까요. 제 의술을 가장 필요로 하는 지역부터 차근 차근 접근해 나갈 생각입니다.”
■ ‘의술(醫術)’을 펼치는 실력 있는 의사
박 원장의 의술은 이미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그의 특기라 할 수 있는 최소침습척추수술의 경우 수술 과정을 참관하기 위해 매년 20여명의 국내외 의료진들이 병원을 찾고 있다. 특히 최신 척추 수술 기법이라 할 수 있는 ‘전방경유척추수술’에 있어서만큼은 국내서 독보적인 존재다. 전방경유척추수술은 용어 그대로 척추 수술을 할 때 등쪽이 아니라 배쪽으로 들어가 디스크를 제거하거나 뼈를 맞추는 수술법이다.
“등쪽에서 들어갈 때는 신경을 거쳐가야 하기 때문에 신경 손상으로 인한 마비가 올 위험성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배쪽에서 수술하면 이런 위험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거든요. 간단한 이치죠.”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그런데 왜 좀더 많은 의사들이 이 방법을 배우고 시술하지 않는 걸까. 박 원장의 대답은 짤막했다.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길이라서 그렇다는 것. 보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급변하는 의료 기술을 따라가고 있는 못하고 있는 대학이 아쉬운 부분이다.
박 원장은 외과의사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 3C, 즉 자신감(Confidence), 용기(Courage), 사명감(Commitment)을 꼽는다. 자신감을 위해 의학적으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며, 이렇게 배운 실력을 용기를 가지고 실행하고, 환자를 위해 사명감을 밑바탕에 쌓아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수술방법을 끊임없이 연구, 연마하고 환자에게 더 좋은 치료를 위해 과감한 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환자들에게 치료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은 자신감, 용기, 사명감을 가진 의사만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윤철원기자 ycw@ekgib.com
사진=전형민기자 hmjeon@ekgib.com
■ 윌스기념병원은…
세계적 수준 의료진·최첨단 시설 완비
年 2천500여건 수술 척추전문의료기관
윌스기념병원(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은 척추질환 치료 전문 병원이다. 지난 2009년에는 연인원 5만 명 이상의 환자가 방문했으며 연간 2천500여건의 척추질환 수술을 시행했다. 척추질환은 가능하면 수술 하지 않고 치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수술이 필요한 경우라면 개인별로 최적화된 수술법을 적용한다. 정상적인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 하는 최소침습수술을 기본으로 하며 척추 본래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역동적 안정화 수술법을 지향하고 있다.
윌스기념병원의 최소침습수술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어 ‘아시아태평양 최소침습척추수술 트레이닝 센터(Asia Pacific Spine MIS Training Center)’, ‘아시아태평양 척추 연구센터(Asia Pacific Spine Reference Center)’로 지정되어 각국 의료진에게 최소침습 척추수술의 교육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보건산업진흥원이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선정한 한국을 대표하는 우수 의료기술에 윌스기념병원의 ‘경피적내시경을 이용한 요추 레이저 디스크 제거술’ 등 3건의 척추수술법이 채택됐다. 이들 수술법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 해 회복이 빠르고 흉터가 작은 최소침습적 수술이다.
윌스기념병원은 외국인 진료를 위한 국제진료센터가 개설돼 있으며 영어와 러시아어 전담 코디네이터가 진료를 위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간호 및 검사, 진료지원부서에는 외국인 전담팀이 구성되어 있어 진료, 검사, 입원, 수술 시 불편을 최소화 하고 있다. 척추질환 이외에도 무릎 및 엉덩이, 어깨관절질환, 내과, 외과, 건강검진 등 전문화되고 신속한 의료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화상전화 시스템 도입으로 외국인 환자가 입국하기 전, 담당 의료진이 직접 증상에 대해 상담하여 치료계획을 세우고 치료 후 본국으로 돌아간 환자와 정기적으로 면담하는 등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병원을 다녀간 외국인 환자들의 소개로 매년 외국인 환자는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에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국제의료협회, 경기국제의료관광협의회 등과 연계해 해외 의료사업 설명회, 해외의료진 연수, 팸투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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