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가 ‘불길 통과’ 강요… 후배 중상

고교 운동장서 솔벤트 뿌리고 불 질러

시흥지역 한 고교 졸업생이 모교를 찾아가 후배들을 운동장에 모아놓고 솔벤트를 뿌려 불 붙은 길을 지나가도록하는 ‘솔벤트 테러’를 가해 후배가 팔과 다리에 심한 화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27일 시흥경찰서와 피해학생 가족에 따르면 자동차 전기계통 실습을 돕기 위해 학교를 찾은 졸업생 L씨(19·대학1년)는 지난 7일 밤10시께 후배 7명을 교내에 있는 실습용 자동차 2대에 나눠 태우고 30여분간 운동장에서 묘기를 부리며 겁을 줬다.

 

이후 L씨는 실습실에서 인화성 물질인 솔벤트와 기름종이를 챙겨 2·3학년 후배 4명을 운동장에 모이게 한 뒤 2~3m 가량 기름종이를 깐뒤 솔벤트를 뿌려 불을 붙이고 가위바위보를 해 진 사람에게 ‘불길’을 지나가도록 강요했다.

 

가위보바위보에서 진 A군(18)이 ‘불길’을 통과하면서 무사하자 L씨와 3학년 B군, 2학년 C군은 불 붙은 기름종이 위와 A군을 향해 솔벤트를 뿌렸다.

 

L씨의 지시로 다시 불길을 지나가던 A군은 결국 온몸에 불이 붙어 발목부터 종아리, 허벅지, 팔 등에 2도 화상을 입었다.

 

A군은 결국 두 차례 피부이식 수술까지 받고 앞으로도 수차례 이식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씨는 경찰 조사에서 “후배 실습을 도와주러 갔다가 장난삼아 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달중순 피해 학생 가족의 고소 이후 수사에 착수, 불구속기소(상해 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기로 했다.

 

시흥=이동희기자 dh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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