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잘 먹고 잘 자면… 휴가 후유증 싹~

졸리고 온몸에서 맥이 빠진다. 온종일 멍하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소화도 안되고 미열이 난다. 휴가 후유증의 대표적인 증상들이다. 최근 황금같은 여름휴가를 다녀온 뒤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최민규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휴가기간에 무절제한 생활을 반복하다 보면 생체리듬이 혼란에 빠지기 쉽다”며 “무리 없이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도록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휴가 후 가능하면 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야 신체리듬 회복

신진대사 활력주는 비타민 섭취 효과적

세균성 눈병·귓병 등은 의사처방 받아야

 

■ 수면주기 바로 잡고, 야채나 과일 도움

 

우리 몸은 환경의 변화에 적응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휴가 후 일상생활에 복귀할 때도 적응시간이 1∼2주 정도 소요된다.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이 기능을 담당하게 되는데 변화의 정도나 폭이 클수록 순응하기 힘들다. 부쩍 피곤하게 느껴지거나 소화가 잘 안되고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휴가 후유증의 증상이다. 이 기간에는 규칙적인 생활과 적절한 운동으로 평소 생활 리듬을 회복하고 건강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휴가기간에 수면시간이 일정하지 않으면 문제가 된다. 밤에 분비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적게 분비되면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고 또 낮에는 코르티솔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일을 할 때 피곤하고 무기력하게 된다. 면역기능도 떨어져 평소 체내에 잠재해 있던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활성화돼 입술주위에 물집이 맺히는 구순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피서 후에는 3∼4일간 자명종의 힘을 빌려서라도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야 신체리듬을 빨리 회복할 수 있다.

 

또 비타민이 침체된 신진대사에 활력을 줄 수 있다. 야채나 과일을 많이 먹고 종합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도 몸의 회복을 돕는데 도움이 된다. 또 휴가가 끝나기 2일 전에 미리 집에 돌아와 휴가를 정리하면 휴가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다.

 

■ 피로, 스트레스가 저항력 떨어뜨려

 

휴가 후유증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휴가 이후에 발생하는 여러 가지 질병이다. 휴가 이후에 여러 가지 질병이 발생하는 것은 무리한 피서 일정과 심각한 교통체증, 그리고 인파에 시달리는 휴가여행이 오히려 피로와 스트레스를 가중시켜 신체저항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급성장염=급성 장염에는 물을 갈아먹어서 생기는 여행자 설사에서부터 바이러스성 장염, 세균성 장염 등 여러 가지가 있으며, 가장 흔한 것은 장내 세균에 의해서 발생하는 경우다. 이 경우 설사가 멎을 때까지 우유 등 유제품을 피하고 이온음료 등으로 수분을 공급해주면 저절로 낫는다. 단, 소변 양이 줄 정도로 탈수가 심하거나 설사에 점액이나 피가 섞여 나오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므로 전문가의 처방을 받아 약을 먹는 것이 좋다.

 

▲눈병=수영장에서 잘 발생하는 유행성 눈병도 휴가철이 지나면 많이 발생한다. 유행성 눈병은 대부분 바이러스 때문에 생기며 특효약도 별로 없고, 보통 7~10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 다만 가족 중 눈병환자가 발생하면 전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세균성 결막염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눈병도 있으므로 증상이 발생한 경우 일단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진단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귓병=귓병은 대부분 세균 감염으로 인한 외이도염이다. 이 경우 항생제 연고를 바르고 약도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또 벌레가 귀에 들어갔다면 고막에 이상이 없는 사람이면 식초·알코올·글리세린을 넣어주는 응급조치로 벌레를 죽일 수 있으나 외이도 및 고막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에 가서 제거해야 한다.

 

윤철원기자 yc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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