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서 또다시 눈물바다…

남북 이산가족 2차상봉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행사가 3일 금강산에서 열려 남북 이산가족 297명이 60년만에 만나 눈물바다를 이뤘다.

 

남측 상봉 신청자 94명과 동반 가족 43명은 이날 오전 육로를 통해 금강산 지구로 이동한 뒤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금강산면회소 내 대연회장에서 북측 가족 203명과 재회했다. 남측 신청자 94명 중에서는 80대가 48명으로 가장 많고, 70대 27명, 90대가 19명이다.

 

이날 오후 3시부터는 2시간 동안 첫 만남이 단체상봉이 진행됐다. 남측 이산가족 중 최고령자는 97살의 김부랑 할머니로 북측의 딸 권오령씨(65)와 외손자를 만났다. 오령씨는 김 할머니의 남편 고(故) 권영동씨가 북에서 재혼해 낳은 딸이었다. 김 할머니는 비록 친딸은 아니지만 오령씨의 손을 잡은 채 눈시울을 붉혔다.

 

김 할머니의 남편은 1936년 대구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수원에서 교사로 재직했다. 1944년 남편이 북한 지역 학교로 발령받은 이후로 만나지 못했다.

 

북측 최고령자는 96살의 안순화 할머니로 남측에 있는 남편을 만났다.

 

특히 남측의 서익환씨(72)는 북측이 사망했다고 통보해 온 국군포로 출신 형 서필환씨 장남인 백룡씨(55) 등 아들 삼형제를 만나 눈길을 끌었다.

 

필환씨는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포병부대 소속으로 참전했지만 국방부는 같은 해 7월 15일 ‘행방불명’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2007년 중국의 지인을 통해 형의 생존 소식을 접한 익환씨는 정부에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 이같은 만남이 이뤄졌다. 익환씨는 조카들을 통해 형이 지난해 4월 남측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오열했다.

 

대한적십자사는 북측에 국군포로 10명, 전후 납북자 11명, 전시 납북자 5명의 생사 확인을 의뢰했으나 필환씨 외의 나머지 25명에 대해서는 ‘확인불가’ 통보를 받았다.

 

한적은 2000년 11월 상봉 행사 때부터 이산가족의 생사 확인을 의뢰할 때 국군포로와 납북자를 10% 정도 포함시켜왔으며 지금까지 총 68명의 생사를 확인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국군포로 12명과 납북자 16명이 남측 가족과 상봉했고, 사망자 13명의 북측 유가족과 남측 가족의 만남이 이뤄졌다.  강해인기자 hik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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