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쇠고기 카드’ 고집… 막판 협의 실패

한미 FTA 협상 결렬

우리나라와 미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이 결국 무산됐다. 한미FTA는 지난 2007년 6월 정식서명 후 3년반이 지났지만 양국간 이견차이로 완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후 기자회견을 통해 FTA 협의 실패에 대해 공식 발표했다.

 

이번 협상에서 양국간 가장 쟁점은 자동차 안전·환경규제 완화와 쇠고기 확대 개방 등이었다. 미국측은 지난 2007년과 달리 미국 자동차업계와 의회의 압력 등으로 자동차 부문의 기준 완화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측은 오는 2015년부터 한국시장에서 판매되는 미국산 자동차에 적용될 연비(ℓ당 17km 이상), 배출가스(140g/km 이하) 등 환경 규제와 안전관련 규제를 면제 또는 유예해달라고 우리측에 요청했다.

 

또 미국측은 우리나라 자동차 제작사들의 부품관세환급(duty drawback)을 한·EU FTA처럼 5%까지만 허용해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관세(현 25%)를 2015년부터 10년간 단계적으로 철폐키로 했던 종전 합의를 무효화하거나 적어도 시한을 연장해달라는 주장을 새롭게 꺼냈다. 이는 사실상 협정문을 고쳐야 하는 사항이어서 우리측에서 쉽게 수용하기 어려운 대목이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협정문은 절대 손대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우리는 3차례에 걸친 협상에서 쇠고기 문제는 손대지 않는 대신 자동차에 대해선 양보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를 풍겼다.

 

하지만 미국측은 그동안 전혀 논의하지 않았던 ‘쇠고기’ 확대 개방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국측은 현재 30개월 미만만 수입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제한을 완화해달라고 요구, 합의에 실패했다. 

 

강해인기자 hik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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