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불타는 연평도

민가에 포탄 쏘아댄 만행 도발, 저주받은 저들 생태

갑자기 ‘쿵콰당’하는 굉음과 함께 땅바닥이 들썩 하면서 화염이 치솟았다. 민가가 잇따라 부숴지고 주민이 다치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지난 23일 오후 2시34분, 오후 3시10분 께 두차례에 걸쳐 북이 쏘아댄 해안포 사격은 170여발 중 80여발이 이렇게 연평도에 떨어졌다.

 

전쟁이다. 어선을 타고 인천으로 긴급 대피한 주민들은 피난민 신세가 됐다. 이 와중에서 부부나 모녀가 함께 배를 타지 못해 잠시 생긴 이산가족이 한동안 서로 애를 태우기도 했다. 연평도를 먹구름으로 뒤덮은 화염과 포연, 전쟁의 실황은 멎었으나 국지전 긴장의 여진은 남아 아직 준전시 상황이다.

 

“조선 서해 연평도 일대의 우리 측 영해에 포 사격을 가하는 군사적 도발에 우리 혁명무력이 단호한 군사적 조치를 취했다”는 것은 평양의 조선중앙TV 방송이 인민군 최고사령부 발표를 보도한 한 대목이다. ‘우리측 영해’란 북방한계선(NLL)을 부정한 저들이 임의로 만든 해상분계선으로, 연평도 등을 북의 영해에 포함 시키는 가당찮은 생떼다.

 

6·25 남침 후 1950년대 후반부터 있었던 어민 및 어선납북, 울진·삼척 주민을 학살한 무장공비 남파, KAL기 납북, 아웅산 테러, KAL기 폭파, 천안함 폭침 등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행된 북의 대남 공격이다. 예를 들자면 이만도 아니다. 알아둬야 할 것은 그때마다 생떼를 썼다는 사실이다. 저들의 생떼는 이번 연평도 포격에서 처음 부리는 것이 아니다.

 

실로 가증스러운 것은 민간·민가에 대한 무차별 포격이다. 저들이 주장한대로 ‘군사적 조치’라면 적어도 양민에 대한 피해는 없도록 하는 것이 국제적 전쟁 수칙이다.

 

수해가 났으니까 쌀을 달라, 쌀농사를 위해 비료를 달라고 할때마다 내세우는 것이 동포애다. 걸핏하면 동포애를 노래부르는 저들이 평화로운 남쪽 섬마을에 곡사포·직사포로 불바다를 이뤄 놓고도 미안해 하지 않는다. 혁명무력이므로 그같은 희생은 불가피하다는 저들이다.

 

남조선 통일혁명은 조선로동당이 규약으로 정한 지상 목표다. 6자회담은 절대적 불변의 이 전략을 위해 무한히 구사하는 상대적 변화의 전술일 뿐이다. 평양정권의 대남도발은 생존 방법이다. 개방·개혁은 폐쇄사회의 체제 붕괴를 유발하므로 3대 세습을 위해서는 간헐적 말썽을 일으켜 대내외적 긴장을 부단히 고조시키는 것이 저들의 상투적 행태다.

 

세계언론은 연평도 피격사태를 주요 뉴스로 일제히 타전했다. 중국이나 러시아도 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김정일·김정은 부자는 이를 의식하기는 커녕 되레 즐긴다. 저들은 세계적 비난을 장삿속으로 만드는 데 도가 튼 집단이다. 아마 김정은은 또 뭘 보여줄 것인가를 골몰 할 것이다. 중국이나 러시아의 쓴 소릴 겁내지 않은 것은 예컨대 아비가 망나니 아들을 내칠 수 없는 입장과 같음을 알기 때문이다.

 

이번 무력 도발은 노골적인 협박이다. 미국의 핵 전문가들을 불러 우라늄 원심분리기를 광고한 데 이어 자행된 해안포 공격은 핵무기 공격을 저들 나름대로 시사한 것이라하겠다. 그러나 단언컨데 전면전은 평양정권의 종말을 가져온다. 그런데도 피해야 하는 것은 상상을 불허하는 엄청난 피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우린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고수한다. 평양정권은 미국의 대북변화가 선행되야 핵을 포기하고, 미국은 북이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관계개선이 가능하단 입장이다. 그러나 평양정권은 절대로 핵무기 개발을 그만두지 않을 것이다. 포기하는 체 한다면 대가를 받기위한 장삿속일 뿐이다.

 

조선인민공화국은 어떤 경로로든 결국은 망한다. 왜냐면 인간의 본성을 억압하는 반자연법적 한시 권력은 인류와 같이하지 못한 것이 역사의 경험법칙이기 때문이다. 끊임 없는 탈북사태는 그같은 징후의 하나다.

 

하지만 연평도를 쑥대밭으로 만든 만행에 당장 어떻게 실효성 있게 대응할 것인진 참으로 어렵다. 막말로 죽이지도, 살리지도 못하는 판이다. 정부는 대북관계에 원칙을 고수하고, 미국은 북의 해외 돈줄을 더 바짝 조이면서 좀 더 관망해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국론 분열을 조심해야 된다. 저들이 노리는 게 바로 그같은 허점으로, 국지전이 전면전으로 확전 될 수 있는 틈새가 된다.

 

아! 연평도여, 불타는 연평도여.

 

본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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