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구청 공무원 야구단 ‘주부토’ 아직 패배가 익숙하지만… 동료간 화합은 ‘홈런왕’
“아직 제대로 된 승리 한 번 거두지 못했지만 다들 재밌게 야구를 하고 있어요. 내년에는 꼭 대회에서 1승을 하고 싶어요.”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는 예능프로그램 ‘천하무적 야구단’은 야구 초보인 연예인들이 모여 야구를 배우고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아 눈길을 끌었다.
지금은 실력이 일취월장했지만 초창기만 해도 매 경기 지면서도 바쁜 스케줄을 쪼개 연습하고 훈련하는 모습을 통해 프로야구의 인기를 사회인야구까지 확장시켰다.
인천시 계양구청 공무원 야구단 ‘주부토’도 이들과 닮았다.
이들 주부토의 역대 전적은 11전 1승 1무 9패, 이것도 친선경기 포함이며, 공식대회에서는 3전 3패로 단 한번도 1차전을 통과하지 못했다.
주부토 단장을 맡고 있는 황지성 계양구청 여권팀장은 “작년 11월 직원들 몇몇이 야구만 볼 게 아니라 우리도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에 지역의 옛 지명을 따 ‘주부토’라고 이름을 짓고 회원들을 모았어요”라며 “직접 회비를 걷어 장비도 사고 유니폼도 맞춰 매주 한 번씩 모여서 제대로 된 사회인야구를 해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야구선수 출신 회원 한 명 없이 공무원들로만 이뤄지다보니 한 회에 10점 이상 실점하는 일은 물론 주루사나 견제사도 빈번할 정도로 아직은 경기 수준이 높지 않다.
창단 초창기인 지난 3월 주부토 만큼이나 초보들로 이뤄진 계양우체국 야구단과의 연습경기에서 투수판 앞에서 던지는 식의 졸전 끝에 용케 1승을 거뒀지만 실상 부푼 꿈을 갖고 출전한 5월 인천시장배 사회인야구대회에서는 1차전서 신흥초등학교 OB팀을 만나 28대0 이라는 처참한 스코어로 실력차를 드러내며 짐을 싸야만 했다.
“안타를 딱 하나밖에 못 칠 정도로 실력이 차이가 나더라고요. 그렇게 크게 지면서도 다들 경기를 하는 재미에 좋아하더라고요.”
이후 절치부심해 최근 열린 시장기 공무원 및 유관기관 야구대회에서도 중구, 부평구 야구단과 리그전을 펼쳤지만 결과는 역시 2패로 1회전 탈락, 아직은 평범한 내야땅볼도 놓치는 일이 다반사다.
아직은 승리보다 패배가 익숙하지만 30대부터 50대까지 실무담당자부터 팀장급 공무원 26명이 매주 토요일 모이다 보니 스트레스 해소와 단합은 물론 단체로 야구복 입고 밥 먹으로 가는 것도 이들에게는 신기하고 재밌기만 하다.
황 단장은 “보기만 하던 야구를 직접 해보니 던지는 것 치는 것 하나하나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라며 “아직은 실력이 부족해 여직원들을 치어리더로 영입하기도 민망하지만 내년에는 팀원들도 추가로 받고 전지훈련도 다녀와서 사회인야구리그 참가도 추진하고 꼭 공식대회 1승도 거두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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