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비상’… 화성시 축산농가
올해 도내 340여농가 소·돼지 5만4천여두 살처분
“악몽 다시없다” 외부차량 막고 자체소독 동분서주
경북 안동지역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화성, 포천, 안성 등 도내 지자체와 축산·양돈 농가들이 구제역의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활동을 강화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30일 오전 11시께 화성시 남양동에 위치한 L씨(35)의 양돈농가.
농가 입구에는 ‘방역중’이라는 문구가 적힌 차단기가 차량 진입을 엄격하게 차단하고 있었다. 농장주 L씨는 이른아침부터 방역복과 마스크 등으로 중무장 한 채 2천두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 축사의 이곳저곳에 소독약을 뿌리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는 경기도축산위생연구소에서 도착한 소독차량이 농가 일대에 방역작업을 벌이는 가운데에도 자체 방역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L씨는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외부 차량 출입을 엄격하게 차단하는 것은 물론 자체 소독작업 역시 더욱 꼼꼼하게 실시하고 있다”면서 “연말이라 돼지고기 소비가 서서히 늘것으로 기대했는데 구제역 발생으로 오히려 줄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화성시 팔탄면에서 3천여두의 소를 키우고 있는 K씨도 갑작스런 구제역 발생소식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K씨는 “소가 돼지에 비해 전염력이 약하다고는 하지만 걱정스러운 것은 매한가지”라며 “구제역이 확산되지 않기만을 바라며 자체 소독에 더욱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도내 각 지자체들도 구제역 유입을 원천봉쇄하기 위한 긴급 방역활동에 나서는 등 구제역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있다.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는 구제역이 발생한 29일 이후를 ‘구제역 방지 특별대책기간’으로 지정, 24시간 비상방역대책본부를 운영하는 한편 이날 6대의 대형 소독차를 가동해 화성, 김포, 안성, 이천, 포천 일대 30여가구의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방역작업을 실시했다.
경기도 전체 사육두수의 13%(농가수 1천978곳, 38만6천여두)를 차지하고 있는 안성시는 30일 ‘가축질병 위기대응 절차’의 위기경보 ‘주의(Yellow)’ 단계에 대응하는 긴급 방역에 나섰으며 평택시도 이날 소독약 1.4t과 생석회 66t을 16만2천두의 우제류를 사육하고 있는 974개 축산농가에 긴급 공급했다.
아울러 관내 24개 공동방제단을 구성한 화성시는 방역차량 8대를 동원, 1천938개 축산농가(21만9천400여두)에 대한 방역 및 예찰활동을 시작했으며 경기북부지역을 관할하는 경기도 제2청은 이날 방기성 행정2부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방역대책본부를 꾸려 24시간 방역체계 가동에 들어갔다.
또 지난 1~2월 구제역이 발생했던 포천시와 연천군은 이날 각각 긴급방역대책협의회를 열어 읍·면·동 관계자와 수의사, 축산단체 대표 등이 모인 가운데 대응책을 논의했다.
한편, 올해 구제역 발생으로 도내 340여가구에서 사육하고 있는 소와 돼지 등 5만4천여두의 가축이 살처분 된 것으로 집계됐다. 강인묵·김주린·박민수기자kiry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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