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내일까지 강행처리”- 야 “실력저지” 소속 의원들에 비상 대기령
여야가 새해 예산안을 둘러싸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7일 밤 11시를 예산 심사 시한으로 지정하고 정기 국회내 강행처리를 위한 수순 밟기에 들어갔고, 민주당 등 야당은 실력저지 방침을 공언하고 나서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나라당은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까지 새해 예산안을 예결위 전체회의와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면서 강행처리 수순에 들어갔다.
한나라당 소속인 이주영 예결위원장은 예산안 심사 시한을 이날 밤 11시로 지정해 언제든 예결위 전체회의를 열도록 해놓았다. 이는 여야가 쟁점사안인 4대강 예산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강행 처리할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에 따라 계수조정 소위원회가 이때까지 심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곧 바로 전체회의를 소집해 자체적으로 만든 수정 예산안 처리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민주당은 예결위 강행 처리를 시도하면 실력 저지하겠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최소한 10일 이상이 필요한 예결위 예산 심의를 엿새 만에 끝내는 졸속심사를 해 국회의 심의권한을 포기하자는 것”이라며 “앞으로 벌어질 모든 일의 책임은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또 민주노동당 등 야5당과 함께 12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기로 하는 등 공동 전선도 구축했다.
여야 지도부는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충돌에 대비해 소속 의원과 보좌진들에게 전원 비상 대기령을 내렸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김무성,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박희태 국회의장의 중재로 예산안 처리를 위한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이들은 이날 회동에서는 새해 예산안 처리에 대한 양당의 기존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김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회기 마지막날인 9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박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종료 이후 임시국회를 소집해 새해 예산안을 심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예산결산특위 계수조정소의는 이날 4대강 사업과 관련된 환경부와 국토부 예산안 감액 논의에 들어갔으나 보와 준설 등 4대강 예산을 삭감할 수 없다는 한나라당과 전체 9조6천억원의 4대강 예산 중 6조원 이상을 깎아야 한다는 민주당이 맞서 합의를 보지 못했다.
이처럼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도출 실패로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대치전선은 한치의 양보없이 가파르게 고조되고 있다. 강해인·김재민기자hik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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