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 조제’ 약국 위생문제 도마위

환자단체연합회 “조제실 개방”주장… 대한약사회 “수용 곤란”

일선 약국의 약사들 상당수가 밀폐된 조제실에서 맨손으로 조제하는 등 약국의 위생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약국 조제실을 전면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8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약국이용자 53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의 89.7%(479명)가 ‘약사가 돈과 컴퓨터 자판을 만진 손으로 조제하는 것을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80.3%(429명)는 ‘약사가 조제하기 전 손을 씻거나 1회용 장갑을 이용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더욱이 ‘약국 조제실을 공개해야 한다’고 대답한 이용자도 66.6%(356명)에 달했다.

 

이에 따라 연합회측은 약사가 맨손으로 약을 조제하는 것을 금지하고 조제실을 개방하는 것은 물론 이들 사항을 잘 지키는 약국에 대해서는 ‘우수약국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 수원시 장안구의 S약국과 팔달구 M약국 등에서는 약사들이 환자들에게 돈을 받은 후, 소독약으로 손을 세척하거나 장갑을 착용하지 않은 채 밀폐된 조제실에서 약을 지어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현행 약사법은 약국의 시설과 의약품은 보건위생상 위해가 없고 의약품의 효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고 보건위생과 관련된 사고가 없도록 종업원을 철저히 감독할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보건복지부에서는 조제실 개방에 대한 법적규제조항이 없어 약사 자율에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대한약사회와 일선 약국들은 규제를 통한 조제실 개방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수원 S약국의 한 약사는 “환자단체의 생각에는 동의를 하고 약사들도 노력해야 하는 부분은 맞다”며 “그러나 조제실 공개나 우수약국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부분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한약사회 관계자도 “조제실 개방을 의무사항으로 규제하는 것은 힘들다”며 “다만 약국 위생에 대한 환자들의 불안을 줄이기 위해 ‘클린 조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홍병의기자 redsic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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