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황색 소변·변비·식욕부진 이유없이 피곤…‘지방간’ 의심 특히 알코올성 지방간 방치 땐 간염·간경변으로 진행돼 ‘위험’
연말을 맞아 송년회 술자리가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만성 간 질환자들에게는 기분 좋은 술 한 잔이 독이 될 수 있다. 술이 원인이 돼서 생기는 소위 알코올성 간질환으로는 단순 지방간에서부터 알코올성 간염과 간경변 및 이에 의한 말기 간부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양진모 성빈센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종종 배가 땡땡하고 특히 오른쪽 가슴 밑이 수시로 답답하거나, 적황색 소변이 나오고, 변비와 식욕부진이 오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몸이 노곤하거나 하면 지방간을 의심해야 한다”며 “지방간을 방치하면 간염, 간경변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간 내 지방 비율 5% 이상이면 지방간
간질환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질환인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된 것을 말한다. 간의 경우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은 5% 정도인데, 이보다 많은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지방간이라 한다. 최근 영양상태가 좋아지고 성인병이 늘어감에 따라 지방간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지방간은 크게 과음으로 인한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약물 등으로 인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눌 수 있으며, 알코올성 지방간은 알코올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서 간에서 지방 합성이 촉진되고 정상적인 에너지 대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하게 된다. 한편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 지방간 환자 중에서도 간염이 관찰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경우를 지방간과 구별하여 지방성 간염이라고 한다.
◇간경변으로 진행되면 위험
경미한 알코올성 지방간과 알코올성 간염의 경우 금주를 하면 간기능의 호전과 더불어 간염에서 간경변으로의 진행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상습적으로 음주를 하는 알코올중독자의 경우 대부분 병원을 처음 방문했을 때 이미 간손상이 심각한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병의 경과 및 치료 결과는 좋지 않다. 중증의 간염이나 간경변 상태라 하더라도 금주를 하는 경우 간 조직검사상 호전될 수 있기 때문에 금주는 필수적이다.
■ 열량 줄이고 신선한 야채 섭취해야
알코올성 간질환 치료에서는 금주 이외에 치료적으로 효과적인 약제는 없다. 또한 만성적인 음주로 인한 영양 결핍을 막기 위해 충분한 영양 섭취가 필요하다. 입원을 요하는 중증 간염이나 간경변의 경우 스테로이드 치료가 도움이 된다.
지방간의 치료는 주로 식이요법 및 운동요법을 통해 이루어진다. 총 섭취 열량은 줄이고,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 및 신선한 야채를 포함한 균형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간에 병이 있으면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지방간의 경우에는 그렇게 하면 상태가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잘 먹고 잘 쉬어서 비만이 더 심해지는 경우,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 혈중 지질의 농도가 정상으로 유지되지 않는 경우에는 지방간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방간이 있으면서 고지혈증, 당뇨병, 비만 등의 질병이 있는 사람은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 지방간이 있다고 해서 안정을 취할 필요는 없으며, 그보다는 규칙적인 운동이 지방간 치료에 도움이 된다.
■ 무리 없는 음주량은 하루 소주 반병
지방간 치료의 기본은 금주와 영양 상태의 개선이다. 지방간을 유발하는 정도는 알코올의 종류보다는 섭취한 총 알코올의 양과 음주 기간, 영양 상태와 깊은 관계가 있으며, 고지방 저단백 식사를 계속한 경우 지방간이 생기고 악화될 수 있다. 적절한 영양 섭취, 금주, 체중 조절, 당뇨병의 적절한 치료 등을 통해 지방간의 예방 및 증상 호전이 가능하다.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 알코올 섭취량은 하루 10∼20g이며, 이는 맥주 1캔, 소주 반 병, 양주 2∼3잔 정도에 해당하는 양이다. 술을 마실 경우에는 간에 부담을 적게 주는 쇠고기, 달걀, 두부 등의 단백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음식을 안주로 먹는 것이 좋고, 쉽게 배부르게 하는 안주 종류는 피해야 한다.
또한 일주일에 1~2회 정도로 음주 횟수를 낮추어 간이 쉴 수 있는 기간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 일단 지방간으로 진단을 받으면 적어도 한 달 이상 금주하면서 재검진을 받도록 한다.
윤철원기자 yc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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