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DMZ의 동·식물 카메라에 담아

전선희 생태연구가

“독수리, 재두루미, 삵, 황조롱이…. 모두 비무장지대의 보물입니다.”

 

멸종위기에 놓인 DMZ의 야생동물과 희귀식물들의 생생한 모습을 카메라 앵글에 담아내는 40대 여성 생태연구가 전선희씨(48·여). 전씨는 7년간 서부 민통선지역을 넘나들며 땀과 열정으로 기록해 온 진귀한 사진 5만 여장을 모아 연말께 한 권의 사진집으로 출간한다.

 

사진집에는 독수리와 재두루미, 삵, 황조롱이 등 멸종위기 1~2급 야생동물은 물론 조류와 민통선 지역이 아닌 곳에서는 결코 보기 어려운 희귀식물을 담을 예정이다.

 

또 DMZ의 사계절과 도로와 철도가 놓이고 농지로 개간되면서 변화된 모습도 생생하게 기록된다.

 

전씨는 사진집을 출간하는 이유로 “비무장지대(DMZ)의 보물을 먼저 본 사람으로서 진귀한 생태를 기록으로 남겨 후대에 물려주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전씨는 서부 민통선지역에서 멸종위기 조류와 야생동물, 희귀식물을 연구한 DMZ 생태 전문가로 유명하다.

 

두 자녀의 어머니로 평범한 가정주부인 전씨가 DMZ 생태 연구에 나선 것은 6년전인 2004년, DMZ 생태안내자 교육을 받던 중 맹금류인 독수리가 나약하고 가련한 새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

 

전씨는 뜻이 맞는 몇 사람과 함께 단체를 만들어 DMZ의 생태를 알리기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똑딱이 카메라 한 대가 장비의 전부였지만 열정 하나로 매주 두 세차례씩 7년동안 서부 민통선 지역을 드나들었다.

 

이제는 최신식 카메라도 장만하고 촬영기술도 배워 생생한 기록을 촬영하면서 DMZ 생태를 기록한 사진만 5만여장에 이를 정도다.

 

DMZ 생태와 관련한 행사가 열릴 때마다 빠져서는 안될 단골 초청인사가 됐다.

 

하지만 이런 전씨에게도 안타까운 것이 있다. DMZ의 모습이 점차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씨는 2007년 이후 남북간 화해 무드가 조성돼 도로가 나고 경의선 철로가 놓여 사람들의 출입이 빈번해지면서 미래 세대에 대한 생각 없이 눈앞의 이득 앞에 변해가는 모습들이 너무 아쉽다고 했다.

 

“DMZ가 분단의 상징에서 생태의 상징으로 바뀌었지만 생태는 경제적 이해와 맞물린 관광이나 개발과는 함께 갈 수 없습니다. 최소한의 통제 속에서 생태관광 등 정부 정책이 추진돼야 합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