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농부가수 김백근씨 첫 앨범 발표
“흙속에 살면서 흙내음으로 가득 채워진 자연의 숨결을 전하고 싶습니다.”
광명시 노온사동 가락골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가수활동을 하고 있는 김백근씨(47)가 첫 앨범을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김씨는 광명지역에서 보기드문 농부이다.
“특별하지도 않은 소박한 농사꾼이다”며 자신을 소개하는 김씨는 팔순을 바라보는 부모님과 아내, 3남매 등 3대가 한 집에서 살을 붙이며 직접 논 4만㎡와 밭 8천㎡를 25년 동안 경작하고 있다.
요사이 봄기운이 움트는 계절을 맞아 한창 농사준비에 바쁜 그는 “지금은 1년 농사를 위해 씨를 뿌리는 준비를 하는 시기”라며 “농사꾼에게는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적지않은 농사일이지만 낮에는 밭에 나가 씨앗을 뿌리고, 밤에는 창작활동에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10㎡되는 그의 작업실에는 오랜 세월동안 다뤄왔던 악기들이 세월의 무게를 견디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는 일찍이 서울에서 선배들과 그룹활동을 하며 가수의 꿈을 키웠었다. 한 때는 5인조 보컬그룹을 결성해 본격적인 가수활동을 했다.
가수의 활동을 접고 부모님이 살고 있는 광명으로 돌아와 부모님이 하던 농사를 짓고 있는 그는 벼농사와 각종 채소농사를 짓고 있다.
그런 그가 모처럼의 시간을 내 무대에 섰다. 지난 3월11일 저녁 광명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콘서트를 가진 것. 손은 오랜 농사일에 거칠고 투박해져 가지만 기타 반주는 예전의 전성기 때와 녹슬지 않은 그대로다.
우렁차게 울려 퍼지는 그의 노래는 겨우내 얼어붙은 땅을 뚫고 올라서는 생명들의 힘찬 기운이 느껴지게 했다.
그는 공연을 통해 마련한 수익금 400만원을 “지역 농협 쌀을 구매해 결식아동돕기에 써달라”며 이효선 시장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그날은 자신이 직접 쓴 곡으로 첫 앨범을 발표하는 뜻깊은 자리이기도 했다.
김씨는 힘든 농사일 틈틈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를 신촌블루스 엄인호씨의 도움을 받아 음반으로 제작해 발표했다.
김씨는 “고향을 지키며 농부의 마음을 잊지않고 평생 흙과 살아가겠다”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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