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DSD삼호아트센터 예술감독 바리톤 우주호
“이번 공연에선 엔리코의 내면의 목소리를 한껏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악역의 화신으로만 표현되던 기존의 엔리코에 대한 이미지를 벗고 인간으로서 가질 수 밖에 없는 다양한 내면의 고뇌를 아리아에 담아낼 예정입니다.”
4월19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서 공연된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Lucia di Lammermoor)서 메인 주인공 3인 중 엔리코역을 훌륭하게 소화한 바리톤 우주호씨(43·DSD삼호아트센터 예술감독). 공연장에서 만난 우씨는 자신이 맡은 엔리코역에 대한 기존의 편견을 뒤집어줄 것을 요구했다.
“엔리코는 악역이 맞지요. 그러나 악인으로서만 자리하기엔 무리가 있어요. 비극적인 종말에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누이인 루치아를 끌어들여야 한다는 것에 자책감과 갈등을 품고있는 선과 악 사이를 오가는 진짜 ‘인간’이지요.”
우씨가 이번에 열연한 엔리코역은 가문의 장남으로 몰락해가는 집 안을 일으키기 위한 유일한 방법으로 여동생의 정략결혼을 추진하는 야심가. 자신의 목적을 위해 동생이 진정 사랑하는 남자와 헤어지게 만들기 위해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악역으로 극의 흐름을 전개하고 비극의 종점으로 달려가는 매개체다.
오페라 ‘루치아’는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이소영)이 제작비만 12억여원을 들여 베르디의 ‘맥베드’의 흥행몰이에 이어 야심차게 준비한 두 번째 시즌 오페라로 17년만에 루치아역으로 돌아온 신영옥과 연인 에드가르도 역의 정호윤 등 7명의 메인배우에 총 출연배우만 15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기획작.
오페라는 130분의 러닝타임을 영화적 제작장치까지 동원해 단순히 노래를 듣는 것이 아닌, 오감으로 느끼는 극장공연의 새로운 장르를 선보여 세간의 호평을 받았다.
극의 총 지휘를 맡았던 연출가 마리오 코라디씨(Mario Corradi)는 “우주호는 정확하게 자신이 맡은 배역을 꿰뚫는 배우다.
자신의 포지션과 배우들의 화합 그리고 제일 중요한 엔리코의 내면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다”며 “중요한 목소리를 지닌 배우이자 가수로 악인에서 180도 바뀐 내면 연기가 훌륭한 배우”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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