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지키는 ‘환상의 짝꿍’

오산시 자율방범대 연합대장 김우종·허은희 부부

“봉사활동을 하기 전에는 단 한번도 목소리를 높이며 싸워 보지도 않았는데, 정작 같이 봉사활동을 하다보니 때로는 조직의 명분을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싸움을 해요. 그러나 집에 들어가면 서로 위로하고 서로의 수고에 대해 감사하지요.”

 

경기도내에서 유일하게 분리 운영되고 있는 자율방범순찰대와 어머니자율방범대를 각각 이끌고 있는 김우종(48)·허은희(52) 부부 연합대장의 애환이다.

대부분 지역의 자율방범대는 남·녀가 혼용돼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나 오산시는 지난 2008년 6월 여성 자율방범대가 분리됐다. 당시까지 자율방범대를 이끌고 있던 김 대장은 남·녀가 섞여서 봉사활동을 전개하면서 발생하는 가정문제와 야간순찰로 인한 여성 대원들의 이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 순찰대를 제안, 발족했다. 이후 2009년 민간기동대, 오산 자율방법대, 화성동부경찰서 오산시어머니 자율방범대가 통합되면서 부부는 동시에 연합대장이 됐다.

 

자율방범순찰대는 주로 오후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야간순찰을, 어머니자율방범연합회는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 하교지킴이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서로의 고충을 이해하기 위해 금요일에는 합동 순찰을 전개하고 개인사정 등에 의해 순찰활동에 참여치 못하는 대원들을 위해서는 자신의 집 근처에서 매일 순찰하는 ‘붙박이 순차제’까지 창안해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오산 전역의 골목길은 물론, 모든 아파트에는 자율방범대원이 항시 순찰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범죄발생도 자율방범대 발족 전 1일 수십건에서 이제는 한손에 꼽을 정도로 크게 줄었다.

 

허 대장은 “봉사활동을 하기 전에는 (봉사활동을 하는)남편을 보면 정말로 답답했지만 동참하고 보니 아무런 조건없이 봉사를 하는 모습에 그저 감동할 뿐”이라며 “어머니 자율방법대 연합대장으로 오히려 남편보다 더 주목을 받을 때는 겉으로 미안하고 속으로는 감사할 뿐”이라고 남편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김 대장 역시 “아마도 아내의 끊임없는 노력이 없었으면 어머니 자율방범대는 없었을 것”이라며 “이제는 오히려 남자대원들보다 여자대원들이 더욱 더 열정적이어서 걱정이 될 정도”라며 큰 웃음을 보여준다.

 

한편, 이들 부부 때문이지 오산시 자율방범대에는 벌써 부부 방범대원이 5쌍이나 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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