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 공급정책 문제점은 없나

2009년 10월 시범단지 보금자리주택 첫 사전예약시행 이후 1년이 조금 넘는 시간이 흘렀다. 보금자리주택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의 주거여건이 좋은 곳에 값싸고 질 좋은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현 정부의 의지가 반영되면서 집값 하향 안정세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2010년 들어서 수도권 민간 분양시장 침체 가속화에 일조했다는 지적이 나오는가 하면 주변지역 집값하락으로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격 경쟁력이 상실되고, 지자체와 사업 시행 갈등 횟수가 늘었다. 정부의 보금자리주택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한 민간 분양시장의 분양시기 조율로 공급물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공급일정도 경기상황과 정책변수 등을 고려해 저울질되고 있는가 하면 민간부문 1∼3순위 내 청약경쟁 미달비중이 증가 양상을 띠며 침체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보금자리주택의 사전예약이 집중된 수도권은 2010년 10월 현재 2만9천334호를 기록하며 2009년 대비 미분양이 증가하는 등 지방과 상반된 물량추이를 보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 1년 동안 보금자리주택 공급정책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역우선공급비율 조정과 특별공급 청약자격의 개선, 자산기준 도입 등 사전예약 당첨자 선정방식에 상당한 변동을 겪었다. 예비 청약자들은 지난 2월23일 공포·시행된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을 기점으로 변경사항에 따른 청약전략을 소홀히 했다가 실제 청약에서 낭패를 겪을 정도였다.

 

사전예약 시행 1년 변수 많아

 

공급물량과 분양시기도 조절됐는데, 정부 내에서 보금자리주택 속도조절을 표명한 것은 8·29 부동산 대책에서다. 주택시장 수급 상황을 고려해 사전예약 물량을 줄이고, 분양시기도 탄력 조정했다. 당장 3차 지구의 경우 보금자리지구 내 분양주택 중 80%를 사전예약으로 공급하던 종전 방식을 버리고 물량을 50%로 축소했다. 4차 지구는 3차 지구 이월물량 등을 감안해 지구수가 2개 수준으로 축소됐다. 3차 지구 사전예약 분양물량이 당초계획보다 30% 줄어드는가 하면, 평균적으로 4~6개 지구를 지정하던 1~3차 보금자리주택 지구수 지정관행이 4차부터 2개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더군다나 2011년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부채에 따른 재정 문제 악화와 민간 주택건설 활성화차원에서 원형지 공급과 재무적 투자자 유치 등 보금자리주택의 민간참여도 유도할 예정이어서,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의 또 다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보금자리주택은 정부의 공공 공급정책의 구심점이자, 정권을 특징짓는 주택정책의 하나다. 경기상황에 맞는 현실화된 공급정책의 기민한 변화는 어쩔 수 없는 문제지만, 제도 도입 1년 만에 실시된 변화의 속도는 수요자들이 받아들이고 따라가기 벅찬 수준이다. 청약자격과 청약방법이 복잡하고 여러 단계로 나눠져 있는 것도 문제지만, 수차례 바뀌는 법 적용으로 장기간 청약계획을 세워왔던 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일정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면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

 

최근 3차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은 비교적 성황리에 마감됐지만 4차 보금자리주택 공급 시기는 미정으로 남아있다.

 

잦은 정책 변화 등 고민해 봐야

반면 2011년 5월부터는 500만명의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가 청약 1순위 자격을 갖게 되는 등 청약가능인구의 폭발적 증가가 예상된다. 보금자리주택 공급방식과 제도변화가 분양시장을 통해 내집마련을 꾀하려는 청약대기자의 분양계획에 혼선을 주기 전, 잦은 정책변화가 보금자리주택 공급정책에 너무 많은 것을 담기 위한 것은 아니었는지, 공급정책 영향력의 충분한 고려 없이 조급히 시행한 때문인지,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시행 1년을 넘긴 이 시기에서 고민해 봐야할 부분이 많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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