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막힐쯤 열리는 절경

명산순례>가평 유명산

경기 가평·양평군에 걸쳐 있는 유명산은 산이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두루 갖추고 있다.

 

해발 862m의 산은 동쪽으로 용문산(1157m)과 이웃해 있고 5㎞에 이르는 계곡을 거느리고 있다.

 

산줄기가 사방으로 이어져 있어 언뜻 보면 험한 것 같지만 능선이 완만해서 가족 산행지로도 적합하다.

 

기암괴석과 갖가지 나무가 우거진 숲이 조화를 이루는 유명산은 가을 단풍철에 더욱 아름답다. 푸르게 빛나는 하늘 아래 빨갛고 노랗게 물든 단풍잎들이 울긋불긋한 ‘색의 천지’를 계곡 안에 펼쳐놓는다.

유명산은 여름에도 진가를 발휘한다. 푸른 빛이 감도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향긋한 나무 향기를 흠뻑 들이마시면 한 여름 더위는 어느새 저만치 물러나 있다.

 

그러나 유명산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동절기(1월~3월)에 빛을 발한다. 계곡마다 수북히 쌓인 눈은 눈이 부실만큼 희고 흰눈이 소복히 쌓인 나무가지 사이로 비추는 겨울 햇살은 봄 햇살만큼이나 따사롭다. 

 

유명산 등반의 출발지는 가평군 설악면 가일리와 양평군 옥천면 신북리 두 곳을 들 수 있다.

 

가일리에서 곧바로 능선을 타고 정상에 올랐다가 계곡으로 내려오는 길이 대표적인 코스로 정상까지 왕복 3시간30분이 소요된다. 등산객들은 능선으로 올라가 계곡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많이 이용하는데, 4.3㎞구간의 2시간여의 하산코스는 무릎을 탁 칠 만큼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비경들이 즐비하다.

 

그 중 맑고 깨끗한 계곡물을따라 만들어진 마당소, 용소, 박쥐소 등 작은 소(沼)들은 저절로 걸음을 멈추게 한다. 잠시 평평한 돌 위에 앉아 숨도 고르고, 음이온 듬뿍 머금은 물 한 모금을 마시면 마음속 꽁꽁 응어리진 마음까지 풀어지는 듯 상쾌하다.

 

유명산의 겨울 베스트 아이템은 바로 아이들과 함께 체험하는 ‘동물 맞히기’ 프로그램이다.

 

눈 쌓인 등산로 곳곳에 새겨진 동물 발자국과 남긴 잔여물들을 찾아보면서 산에 서식하고 있는 동물들을 알아맞춰 보고 직접 산 인근에서 고라니와 토끼 가족을 마주치는 체험 프로그램은 아이들에게 흥미와 호기심 유발에 교육적 효과까지 더한 일석삼조 아이템.

 

여기에 연인과 함께 산을 찾은 커플족을 위해 산책로를 따라 520㎞ 구간에 마련돼 있는 데크로드는 낭만 만점 코스. 눈이 내린 데크로드를 15여분 가량 걷다보면 눈 앞에 펼쳐지는 숲속의 집 풍경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곳을 배경으로 사진촬영도 즐기고 영화 속 주인공 처럼 ‘나 잡아 봐라~’도 외칠 수 있어 닭살 커플들의 추천 코스다.

 

유명산 정상은 드넓은 평원 같다. 끝없이 펼쳐진 억새밭이 장관. 옛날에는 이곳, 산 정상에서 말을 길렀다고 한다.

 

옛날에는 ‘말이 뛰노는 산’이란 뜻의 마유산(馬遊山)으로도 불렸다. ‘동국여지승람’과 ‘대동여지도’에 그런 기록이 남아 있다. 지금의 이름은 1973년에 붙여졌다.

 

당시 국토 중앙자오선 종주 등반을 하던 한 산악회가 세간에 널리 알려지지 않아 지도에 이름이 없던 이 산을 발견하고는 등반대원 중 진유명이라는 홍일점 여성대원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고 한다.

 

유명산 산자락에는 1989년 문을 연 869ha의 자연휴양림이 있다. 통나무로 지어져 가족단위로 휴양할 수 있는 ‘숲속의 집’과 야영장에 머무르면서 자연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이밖에 2002년 9월에 조성한 7만9200㎡의 ‘유명산자생식물원’에는 북방한계선과 남방한계선이 만나는 지리적 특성을 잘 알려주는 400여종의 다양한 자생식물이 있어 자연학습 장소로도 제격이다.

 

◇찾아가는 길

서울~양평방향 6번 국도~옥천 입구서 한화리조트 방향 우회전(3.2㎞ 진행)~37번 국도와 합류 후 좌회전~한화리조트 입구에서 오른쪽 37번 국도(3.5㎞ 진행)~농다치고개~중미산 자연휴양림~유명산 자연휴양림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