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도전 김명민과 3년만에 팜프파탈로 돌아 온 한지민
“죄송합니다. 입속에 국화꽃이….” 새침하던 한지민의 표정이 해사하게 풀어진다. 내친김에 장남철 촬영감독은 한객주의 주름진 옷자락을 지적한다. “수족관에 물고기 연결 좀 맞출게요!” 사극 현장에서 흔치 않은 대화가 오가고, 다시 “큐!”.
첫 눈이 내린 지난해 11월22일부터 12월3일까지 남양주종합촬영소 제1실내세트장에서 조선시대 추리극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의 50회차 촬영이 진행됐다.
객주 접대실에서 김명민(김진 역)이 한객주(한효주)와 처음 만나는 씬을 촬영, 두 사람의 팽팽한 긴장감이 극에 달한 장면으로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을 암시하는 장면이다.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은 조선 최초의 탐정 캐릭터와 다이나믹하고 경쾌함이 돋보이는 액션 시나리오가 돋보이는 영화.
여기에 충무로에서 연기 잘하는 배우로 손꼽히는 명배우 김명민이 기존의 경직코드에서 벗어나 코믹연기에 도전장을 내민 작품. 또 청순하고 단아한 이미지를 쌓아온 여배우 한지민은 붉은 입술로 강렬한 매력포스를 내뿜는 ‘한객주’역으로 팜프파탈의 전형을 선뵐 예정에다 영화의 감초역으로 시종일관 김명민과 환상호흡을 맞출 개장수 ‘서필’역엔 오달수가 열연하는 등 쟁쟁한 캐스팅이 영화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이고 있다.
특히 영화는 남양주 일원에서 촬영을 진행했는데 지난해 8월24일과 25일 이틀간 남양주 양수리에서 적성의 저자거리를 연출, 김명민과 오달수의 도망장면을 코믹하게 담는 등 8월의 뜨거운 한여름과 11월의 차가운 한겨울에 걸쳐 남양주 일원에서 영화의 주요한 뼈대를 촬영했다.
영화의 얼개는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관계가 얽히고 설켜 든다. 조선조 정조의 밀명을 받아 관료 연쇄 살인 사건을 수사하던 김진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자객으로부터 습격을 받지만 눈치 빠른 서필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서필과 함께 단 하나의 단서인 ‘각시투구꽃’을 찾아 적성으로 향하게 된 김진은 그 곳에서 사건의 중심 인물이자 조선 최고의 상단을 호령하는 한객주를 만나게 된다.
한편 수사를 거듭할수록 뿌리를 알 수 없는 거대한 음모의 실체가 드러나고, 김진은 결국 조선을 뒤흔들만한 거대한 스캔들과 마주하게 된다.
영화는 신선한 감각으로 여성들의 심리를 탁월하게 잡아냈다는 평을 받은 ‘올드미스 다이어리’(2006년)의 김석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두 번째 장편 코미디물.
애당초 김 감독은 원작인 김탁환의 소설 ‘열녀문의 비밀’(민음사 刊·2007년)의 오락적인 코드를 영화 전반에 녹여내려 했다. 각색에도 직접 참여해 정조시대의 연쇄살인 사건을 파헤친 원작의 미스터리한 분위기에 웃음기를 듬뿍 버무렸다.
든든한 지원군인 장남철 촬영감독의 힘도 컸다. 43억의 제작비에 걸맞은 대규모 활극 신을 구상했는데 흑구(黑狗) 추격 신과 김진이 벼랑 끝에 매달리는 긴박한 장면은 장남철 촬영감독이었기에 가능했다는 김 감독.
정통극보다 한국판 ‘인디아나 존스’를 바란 감독의 의중 덕분일까, 여느 사극답지 않게 유쾌 발랄한 영화는 신묘년 새해를 화끈하게 달아오르게 할 예정으로 1월27일 개봉된다.
<사진제공=딜라이트>사진제공=딜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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