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사람의 건강수준, 수명이나 사회생활의 수행능력이 개인이나 가족의 생활양식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가 늘고 있다. 어떻게 일하고 얼마나 수면을 취하며 운동을 어떻게 하고 몸을 어떻게 돌보는지가 건강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남녀 평균 수명은 각각 76세, 82세로 점진적으로 높아지고 있지만,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야 하는 기간이 남자는 7년, 여자는 9년 정도라고 한다.
건강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불구 시작 기간이 7년 이상 늦춰지고, 불구 기간도 몇 달에 그친다고 한다. 병의 합병증이나 후유증으로 건강하지 못하게 되면, 병에 시달리는 것만이 아니라 가족이나 친지, 사회 공동체의 도움을 받아야 되고 사랑하는 가족에게 시간적, 경제적, 심리적 부담을 주게 된다.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은 40대 이후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있다. 유전적으로 취약한 사람은 40대 이전에 대개 사망하며, 40대 이후에 건강을 확실히 챙긴 사람은 평균 수명보다 오래 살기 때문이다. 특히 40대 이후에서는 유전적 요인보다 환경이 중요하다.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일란성 쌍둥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생활습관에 따라 성인병이나 암의 발생율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생활습관과 금연과 운동 등 기본적인 건강관리에 얼마큼 충실했느냐에 따라서 평균수명이 20년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
질병의 후유증과 합병증으로 고생하며 힘들고 아프게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고 삶의 질을 높이면서 주어진 수명대로 오래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정도의 원칙이 중요하다.
40대 이후 유전보다 환경 중요 20년 수명 차이
적절한 체중ㆍ식단 유지가 건강한 삶의 지름길
첫째는 건강 증진과 관련한 건강행위를 많이 하는 것이다. 1960년 중반에 미국의 아라메다 지역의 6천928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5년 반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7개의 건강습관이 건강상태 및 평균수명과 연관성이 있었다. 이들 7가지 건강 습관을 실천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오래 사는 경향이 있었으며, 실천하는 수가 많을수록 실천하는 수가 적은 사람보다 더 오래 사는 경향이 있었다.
둘째는 좋은 식이 및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다. 만성질환과 암을 예방하는 식생활 개선은 건강한 식단 실천하기와 스트레스 관리 및 운동이다. 건강한 식단은 녹색야채와 콩과 같은 곡류의 섭취를 가능한 많이 하도록 하며 과일은 매일 사과 1개 정도(귤 2개)를 섭취하며 감자나 고구마류를 증가시키는 것이 좋다.
셋째는 적절한 의료기술을 활용하는 것이다. 40세 이후에는 전체적인 건강 체크를 위해 의사에게 건강에 대해 상담을 받고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에 대해 검사 및 관리를 받아야 한다. 또 연령별에 맞는 위험 요인 및 호발 질병에 대한 상담 및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건강증진 및 관리란 질병이 발병하기 전에 미리 일상생활 중에서 위험인자를 예고하여 이를 피하거나 경감시켜주거나,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여 더욱 심한 손상이 오기 전에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등의 총괄적인 기능을 말한다.
결론적으로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결은 흡연, 음주, 고 칼로리 식이, 고 콜레스테롤 식이, 스트레스, 운동부족 등을 피하고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건강한 식단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비만증 등의 조기 발견과 이에 대한 치료가 건강한 삶을 사는 지름길이다.
김광민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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