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발길 ‘뚝’… 축산업·상인들 “죽을 맛”

사람까지 잡는 ‘구제역 한파’

구제역 파동이 장기화되면서 도축장, 한우식당, 순대국밥집 등 관련업종으로의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더욱이 구제역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아 예방접종 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조류인플루엔자(AI) 마저 도내에서 발생하면서 농민뿐만 아니라 중소상인 등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 도축장 개점 휴업

 

경기도가 지난 6일 폐쇄됐던 일부 도축장의 운영을 재개했지만 도축 물량이 평소의 10%도 채 안돼 울상을 짓고 있다.

 

도는 육류성수기인 설 연휴를 앞두고 지난 6일 축산물 수급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구제역 발생지 10㎞이내에 위치해 폐쇄됐던 3개 도축장의 운영을 재개했다.

 

이에 따라 12일 현재 도내 11개 도축장 중 파주·동두천·김포 등 3개을 제외한 안성·부천·남양주·안양·화성·평택·포천·광주 등 8개도축장이 운영 중이다.

 

하지만 도축장 관계자들은 도축물량이 없어 문을 닫은 것이나 다름 없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2일 폐쇄된 뒤 6일부터 운영을 재개한 부천축산물공판장은 매년 설 대목이면 하루 소 340두 이상, 돼지 1천두 이상을 도축했다.

 

그러나 12일 하루 동안 소 38두와 돼지 53두를 도축하는데 그쳐 소는 예년 도축량의 10%, 돼지의 경우 5%를 도축하는데 그쳤다.

 

안양 협신식품도 구제역 발생 이전에는 하루 평균 소 200두, 돼지 1천400두 이상을 도축했지만, 이날 도축량은 소 25두, 돼지 118두에 불과했다. 특히 운영을 재개한 6일 이후 주말을 제외한 5일간의 도축량이 소 320여두, 돼지 1천220여두에 불과해 예년의 하루 도축량에 불과했다.

 

■ 음식점도 운영난

 

구제역과 예방백신에 대한 막연한 불신까지 확산되면서 소와 돼지고기를 주메뉴로 하는 식당들의 매출도 급감하고 있다.

 

설 대목 코 앞인데 도내 도축물량 평소의 10%도 안돼

 

재료 수급 힘든 전문음식점도 운영난에 개점휴업 상태

 

AI까지 겹쳐 5일장 폐쇄 장기화로 영세상인도 생활苦

 

점심시간이 한창인 12일 낮 12시30분께 한우를 전문으로 수원시 인계동의 식당들은 손님이 거의 없어 대부분 빈 테이블이었다.

 

이들 한우전문점은 구제역 발생 이후 매출이 절반으로 줄어들었으며, 한 식당업주는 손님이 붐빌 저녁 시간대조차 손님을 한 테이블도 받기 힘들다며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육회전문점이나 순대국집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아, 최근 매출이 30~40% 감소했다.

 

수원의 한 육회전문점은 최근 매출급감 등으로 문을 닫았다.

 

더욱이 구제역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재료수급도 힘들어진데다 설 연휴가 지나면 도축장이 일괄적으로 폐쇄된다는 루머까지 돌아 음식점 업주들은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 5일장 영세상인들도 생활고

 

구제역 확산방지를 위해 잠정 폐쇄되는 민속 5일장이 늘어감에 따라 생계를 걱정하는 상인들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구제역 확산방지를 위해 도내 지자체들이 잇따라 민속 5일장을 잠정 폐쇄하면서 대목인 설을 앞두고 장사를 하지 못하는 상인들의 속도 바싹 타들어 가고 있다.

 

12일 현재 도내 72개 5일장 가운데 양평, 포천, 연천, 여주, 이천, 안성 등에서 열리는 20여개 장이 잠정 폐쇄됐다.

 

일부 상인들은 장이 열리는 다른 지역을 찾아다니거나 장이 재개할 때까지 임시로 다른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겨울이라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고 나이가 많아 다른 일을 구하기 힘든 상인들은 대책없이 장이 다시 서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호영 전국 5일장연합회 회장은 “구제역 사태는 국가적 재난 상황이기 때문에 상인들도 어느정도 이해하는 분위기”라면서도 “5일장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는 상인들이 힘들어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홍병의기자 redsic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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