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경쟁력 높이는 ‘리모델링’

리모델링은 ‘건축물의 주요 구조부를 유지하면서 구조 기능 미관 및 환경개선을 위해 건축물을 개량하거나 새로운 성능을 추가 또는 변경하는 행위’이다. 리모델링은 재건축 대비 건축폐기물의 발생을 줄이고 자원을 절약하며 공사기간 단축과 기존 도시의 풍성해진 수목을 보호하면서 건축물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 리모델링은 건축물속에 내재하는 시간적 연속성과 역사성, 건립당시의 지역적 제반특성이 도시 전체와 관계를 맺고 있으며, 그것을 바탕으로 발전해온 문화와 개인의 삶을 단절시키지 않는다는 것이 큰 매력이다.

 

내 고향은 경북 안동이다. 그리고 내 주변 이웃들도 저마다 다른 고향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 2세들의 고향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이다. 아이들의 성장과 함께 어린 가로수가 우리 아이들 키보다 몇 배나 크게 자라 여름이면 무성한 잎으로 그늘을 만들어주고, 가을이면 아름다운 단풍을 선물한다.

 

비용절감·높은 입주율 장점

 

다른 도시를 방문하고 내 집이 있는 분당으로 돌아올 때의 그 편안한 느낌, 아이들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는 공원과 탄천, 그리고 길 모퉁이, 그 친근함을 우리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아이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

 

리모델링은 주거환경 안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유일한 대안이다. 기존 구조물을 존치한 상태에서 설비 및 마감재를 교체하여 주택의 기능을 향상시키므로 폐기물 발생을 줄일 수 있고 공공의 기반시설 설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수요자의 요구에 따라 리모델링이 이루어지게 되므로 재건축에 비해 입주율이 높다.

 

또한 주택 노후화에 따른 재산가치 하락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리모델링을 통해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부여할 수 있으며 재건축이나 재개발에 비해 지역적 정서의 연속이 가능하다.

 

지난 1990년대 초중반에 조성된 분당, 일산, 평촌, 중동등 1기 신도시가 노후되면서 리모델링에 대한 주민들의 욕구가 날로 높아져가는 상황에서 우리 성남시에서도 리모델링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공동주택 리모델링 제도개선(안)’을 국토해양부에 건의했다. 그러나 국토해양부는 용역결과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언론을 통해 수직증축과 일반분양을 불허하겠다는 내용만 흘리고 있다.

 

기존도시가 슬럼화 되면 능력 있는 거주자는 새로운 도시를 향해 이동하고 그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새로운 땅을 찾아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다 보면 도시는 점점 확장되고, 그 도시 또한 시간이 지나면 슬럼화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국토의 균형은 무너지게 된다. 도시를 1회성으로 소비하기보다 리모델링을 통해 재활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국토해양부는 대한민국 주택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함과 동시에 안전성이라는 일방적인 잣대로 규제하는 리모델링 용역연구 결과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 1기 신도시 리모델링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할 것이며, 1기 신도시 단체장들과 시민들은 함께 힘을 모아 1기 신도시를 살리기 위한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개인·국가 모두에 실익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일본은 건물의 성능향상보다는 일상적 유지관리와 보수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싱가폴에서는 적극적으로 건물의 성능향상을 위한 리모델링을 실시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는 노후건물 리모델링 시 신기술 및 에너지 절감공법을 적용하면 정부에서 공사비를 지원하는 제도가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리모델링을 실시할 때 이러한 각국의 리모델링 사례를 참고하여 실시한다면 리모델링이 개인의 재산가치 향상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도 실익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재명 성남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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