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 한가원서 만드는 전통과자 ‘한과’

김규흔 한과명인 webmaster@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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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색과 맛, 건강 먹을거리로 인기

◇건강한 먹을거리 ‘한과’

웰빙시대 먹을거리를 선택할 때 가장 관심 있는 요건은 무엇보다 ‘건강’이다. 한과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과자를 말하는데 첨가물이 없고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농산물을 주재료로 한다. 우수한 전통식문화의 하나이면서 현대인들에게는 건강한 먹을거리로 통한다.

 

만드는 과정만 하더라도 곡물가루에 꿀, 엿, 설탕 등을 넣고 반죽하여 기름에 지지거나 과일, 열매, 식물의 뿌리 등을 꿀로 조리거나 버무려서 굳혀 만드는 등 우리 음식 가운데 가장 손이 많이 가고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이다. 여기에 솜씨를 부려야 제 멋이 나는 과자라고 할 수 있다.

 

한과는 대개 자연색을 이용해 여러 가지 색을 낸다. 고물을 입히며 잣이나 대추를 오려 다양한 무늬를 내기도 하다.

 

맛도 좋고 색깔도 고운 우리 한과의 특징과 장점 중 으뜸은 재료에 있다. 서양과자는 재료의 80~90%를 차지하는 밀가루가 주원료인데 비해 한과는 몸에 좋은 각종 농산물 중 사용하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로 영양적 측면에서 뛰어나다.

◇대표 한과, ‘매화산자’, ‘유과’, ‘다식’

 

한과 중에서도 특히 그 모양이 아름다운 매화산자는 쌀 나락을 튀긴 고물이 마치 매화꽃이 피는 모습처럼 보인다하여 매화산자라는 이름이 붙었다.

 

색이 아름답기로는 유과를 빼 놓을 수 없다. 만드는 과정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해 한과 중 유과를 ‘한과의 꽃’이라 이름 지을 정도이다.

 

기름에 갓 튀겨낸 유과는 고치 모양의 흰색인데, 여기에 조청을 바른 다음 색색가지 밥풀가루나 송홧가루ㆍ참깨ㆍ흑임자ㆍ콩가루ㆍ계핏가루 등으로 옷을 입혀 여러 가지 아름다운 색과 맛을 낸다.

 

또 곡식가루와 한약재, 꽃가루 같은 것으로 반죽한 다식은 우리 몸에 영양을 주고 약이 되는 성분이 많다.

다식의 문양을 찍어내는 다식판은 무늬가 정교하고 다양하게 조각되어 있어 음식하나에도 아름다움과 정성과 기원을 함께 담아냈던 우리네 어머니의 솜씨를 보여주고 있다.

 

한과는 특히 조선시대 이후 개인의 통과의례, 즉 돌잔치나 혼례, 제례, 환갑 상차림 등에 단골로 오르는 귀한 음식이었다.

◇한과 명인이 한가원서 한과 맛에 흠뻑

 

2005년 농림부에서 한과 명인(제26호 유과 약과 명인)으로 지정받고 나서 생각한 것은 이를 연구하고 교육할 터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한가원을 개원하고, 한과 보급을 위해 2천여명의 유치원, 초등학생들에게 무료 교육을 실시하는 등 우리 아이들에게 바른 먹을거리를 찾아주고 세계에 우리 전통 식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포천에 자리한 한가원은 국내 최대의 한과문화박물관과 한과문화교육관으로 구성돼 국·내외 한과문화교육의 전당으로 평가받고 있다.

 

매년 여름학교를 열어 초등학교 ‘3학년 읽기 교과서’에 수록된 한국의 대표 전통음식인 한과와 이와 관련된 한국 전통문화의 체험 및 탐구학습 프로그램 등을 운영 중이다.

◇한과의 우수성, 지역을 넘어 세계로

 

한과 선물 세트를 받은 프랑스의 세계적인 요리학교 르 코르동 블루 관계자들은 “색이 곱고 우아해서 먹기 아깝다”, “오래 두고 보고 싶다”, “한과는 음식이 아니라 약(藥)이다”라며 감탄했다. 필자는 르 코르동 블루 교장에게 “한과 강좌를 마련하면 와서 해줄 수 있겠느냐”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뛰어난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한과는 그 동안 숨은 진주처럼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우리 한과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는 우리 후손에게 전문적인 한과 교육을 실시해 우리의 전통 한과를 더욱 학문적으로 발전시키고 완성해야 할 것이다.

 

맛도 좋고 그 모양과 색깔 또한 아름다운 우리 한과가 65억 세계인이 즐겨 먹는, 세계 어디서든 맛볼 수 있고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자리 잡아 한과를 보면 대한민국을 떠올릴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글_김규흔 국가지정한과명인·한과문화박물관장·신궁전통한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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