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만 느껴졌던 설 연휴가 끝났다. 연휴라고는 하지만 음식 준비, 장거리 운전에 과음·과식으로 몸은 오히려 평소보다 더 혹사당한 상태다. 일주일 이상 이어진 불규칙한 생활은 몸에 무리를 줘 새 일상의 적응력을 떨어뜨리기 쉽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다가는 명절 후유증이 ‘만성 피로’나 ‘퇴행성 질환’ 등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연휴로 인해 깨져버린 생체리듬이 평소로 되돌아오기까지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 쑤시고 결리면 찜질로 해소
여자나 남자나 가장 큰 명절 후유증은 허리, 무릎 등 몸의 문제다. 하루 종일 앉아서 음식을 만들면 허리를 상하게 만든다. 고향길 장거리 운전 역시 관절에 무리를 준다.
쪼그려 앉아 있을 때 허리가 받는 부담은 서 있을 때의 1.5배 정도, 상체를 숙이면 1.9배, 앉아서 물건을 들면 2.7배까지 증가한다. 특히 40~50대 여성은 명절을 지내는 일이 척추와 관절에 무리가 되기 때문에 명절후유증을 제 때 없애지 않으면 퇴행성 질환이 빨라진다.
명절 후 허리나 척추가 아프다면 찜질이 좋다. 통증과 함께 아픈 부위가 붓는다면 냉찜질이 좋고 평소에도 허리에 지병이 있었다면 온찜질이 더 좋다. 냉찜질은 6~7도, 온찜질은 피부에 닿는 부위 온도가 50도를 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찜질에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병원에 가는 것이 최선책이다.
■ 스트레칭, 반신욕으로 ‘피로 안녕’
음식 장만이나 운전을 하는 중, 또 명절을 보낸 후에도 정기적으로 스트레칭을 해주면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적어도 1시간에 한 번은 찌뿌듯한 부위를 중심으로 움직여주면 뭉친 근육도 풀 수 있고 혈액순환도 좋아진다.
충분한 수면 취하고 허리·척추 아플 땐 찜질
커피·녹차 보단 비타민C 풍부한 생과일주스
혈액순환을 돕는 데에는 반신욕도 좋다. 반신욕은 심장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혈관과 근육을 이완시키기 때문에 통증환자도 좋다. 반신욕은 체온과 비슷한 37~39도 정도의 물에 배꼽 부위까지만 물에 담그고 시간은 20분 정도면 충분하다.
■ 깨진 생활 리듬, ‘수면 정상화’로 잡아라
명절을 보내고 나면 생활 리듬이 깨진다. 특히 불규칙적인 수면이 큰 원인이다. 명절 후유증에서 벗어나려면 ‘수면 정상화’부터 시작해야 한다. 산산이 조각난 내 몸의 생체리듬을 되돌리려면 ‘잠’부터 잡아야 한다. 제 시각에 잠들어 제 시각에 기상하고, 한 번 잘때 충분히 숙면을 취해야 한다.
다행이 이번 명절은 명절 이후 주말로 이어진다. 주말을 이용해 명절로 어긋난 생활 리듬을 정상화시키도록 해보자.
■ 커피보다는 과일주스, 폭식 금지
먹는 것도 신경 써야 한다. 수면 정상화를 방해하는 카페인 음료 등은 피하도록 한다. 커피나 홍차, 녹차보다는 비타민C가 풍부해 피로 회복에 좋은 채소즙이나 포도, 자몽 등의 생과일주스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과식이나 폭식도 자제해야 한다. 명절 후유증을 앓고 있을 땐 평소보다 몸이 더 예민한 상태이기 때문에, 조금만 과식을 해도 숙면의 장애요인이 될 소지가 높다.
또 명절로 받은 스트레스에는 대추가 좋다. 명절에 꼭 필요한 제수용품인 대추는 신경완화와 스트레스성 불면완화 등의 효과가 있다. 대추를 그냥 먹어도 좋지만 대추음료를 마셔 보다 빠른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기름기가 많은 명절 음식으로 생긴 소화불량에는 식이섬유나 유산균이 많은 음료 섭취가 좋다.
도움말=김세홍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윤철원기자 yc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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