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 보약이다

75세 박모 할아버지는 1년 전 등산 중에 넘어져 오른쪽 고관절 골절 수술을 받은 후 걷는 것이 많이 불편해 졌다. 걸을 때 엉덩이가 아프고 넘어질 것 같아 집안에서만 조금씩 걸으며 지내고 있다. 박 할아버지는 외출도 자유롭게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싶어 한다. 박 할아버지의 경우는 노인 환자들에게 흔히 일어나는 상황이다.

 

나이가 들면서 근력과 균형 유지 능력이 떨어지고 외부상황에 대처하는 인지 능력의 감퇴도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낙상이 쉽게 일어나며, 낙상 후에 골절 등의 중증 합병증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노인들에게 낙상을 극복하고 신체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데 운동만큼 좋은 치료가 없다. 이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운동에 대해 의욕이 나지 않거나, 하고 싶어도 앓고 있는 질병이 악화될까 두려워 안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평소에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적절한 운동을 꾸준히 실천함으로써 건강 수명을 누리는 노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운동은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 고혈압, 비만 등의 위험성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뼈의 밀도와 근육량을 증가시켜줄 수 있다. 또한 근력과 신체 기능을 향상시켜 일상생활을 좀더 독립적이고 적극적으로 만들어 주고, 정신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걷기·조깅 매일 30분씩·근력강화는 주 2~3회

 

질병 있을 땐 되레 악화 우려 세심한 주의 필요

나이가 들어도 운동을 통해 뼈와 근육의 기능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으며, 낙상에도 골절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박 할아버지의 경우는 보행연습부터 신체 상태에 알맞은 운동을 꾸준히 했더라면 골절 이전 상태보다는 못하더라도 외출과 사회 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운동에는 몇가지 알아두어야 할 지침이 있다.

 

첫째는 유산소 운동은 매일하는 것이 좋다. 걷기나 가벼운 조깅, 실내 자전거 타기 등이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둘째, 노인들도 근력 강화 운동을 적절하게 하면 많은 도움을 받는다. 근력 강화를 위한 운동은 근위축, 골다공증, 골절의 예방 등 많은 이점이 있으나 근골격계 손상이나, 심혈관계 부작용의 가능성이 젊은 사람들보다 높으므로 무리하게 하면 안된다.

 

셋째, 운동은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을 정해두고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산소 운동은 일반적으로 하루에 30분 정도, 한번에 30분을 지속적으로 하기 보다는 하루에 몇 차례로 나누어 운동하는 것을 권장한다. 근력 강화 운동은 주 2~3회 정도가 적당하다.

 

넷째, 운동은 긴장을 풀고 편안한 자세에서 부드럽게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양을 늘려가야 한다. 휴식과 운동을 잘 조화시킴을 통해 과다하게 하여 무리를 주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넷째, 질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 운동이 오히려 기존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주의가 필요한 질환으로는 협심증, 심한 고혈압 또는 심한 골다공증 및 퇴행성 관절염 등인데, 이러한 경우도 철저한 교육 및 감독 하에 질병에 적합한 운동을 한다면 운동이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개개인마다 운동에 필요한 심폐기능과 운동 적응력이 다르기 때문에 적절한 운동의 종류와 양을 전문가를 통해 처방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임재영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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