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폭설

눈은 겨울의 낭만이다. 겨울을 상징한다. 눈이 내리지 않는 겨울은 삭막하다. 그러나 이도 눈이 알맞게 내렸을 때다. 이를 서설이라고 한다. 이에 비해 턱없이 많이 내린 눈은 폭설이라고 한다. 눈이 얼마나 내리면 서설이고 폭설인지에 대한 구분은 확연치 않다. 대체로 인간의 일상에 피해를 끼치면 폭설이라고들 한다.

 

지난 주말 강원도 동해 남부에 최고 110㎝의 폭설이 내려 이 지역 도시기능이 마비됐다. 강릉·동해 ·삼척 등 18개 마을 640여가구 1천280여명이 고립됐다. 비닐하우스, 축사 등 75개소의 농축산시설물이 무너져 45억7천300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13일 현재 강원도 재난대책본부)

 

폭설 피해는 끊긴 교통망과 통신이 회복되면 집계가 늘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동해안 재해를 ‘100년만의 폭설’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토록 엄청난 이변이란 뜻이지 꼭 100년만이란 기록은 없다. 기상관측이 시작된 것이 1937년이다. 그러니깐 ‘기상관측 이래 74년만에 처음 보는 폭설’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서울에 내린 최고 강설량은 2010년 1월4일 25.8㎝로 1969년 1월28일의 25.6㎝를 41년만에 경신했다. 1969년 같은 해에 동해 북부지방인 속초엔 자그만치 89.6㎝의 눈이 내렸다. 국내 최고 강설량은 1955년 1월20일 울릉도에 내린 눈으로 무려 150.9㎝에 이른다. 강원도 대관령에는 3월에 47.5㎝의 눈이 내린적이 있는데 1962년 봄이다.

 

이번 동해안 눈 또한 봄철 폭설인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아직 3월은 아니지만 입춘은 지났다. 삼라만상이 해빙기에 접어들어 대기와 대지에 춘색이 완연하다. 이런 가운데 내린 폭설은 대관령이 가로막은 영동의 동해와 영서 내륙간 공중의 기온 차이라지만 올핸 정말 대단하다. 이러고도 모자란지 오늘까지 적게는 10㎝ 많은덴 30㎝ 이상의 눈이 더 내린다는 기상청 예보다. 강원도는 제설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대규모의 군병력이 투입됐다. 천재지변을 잘 극복해내길 바란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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