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살처분에 새학기 앞두고 소·돼지 못구해 수업 비상 닭 등으로 대체… “AI 마저 확산땐 사실상 전면 중단 위기”
구제역 확산으로 소, 돼지 등을 보유한 도내 농업고교가 실습용 소·돼지·사슴 등을 대부분 살처분하면서 신학기 수업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이들 학교는 닭 등 구제역과 관계없는 가축에 대한 실습을 미리 실시하기로 하는 등 대책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국 농업고등학교 중 최대 규모로 가축을 사육하던 여주 A농고는 지난달 20일 사육하던 돼지 2천388두 모두를 살처분했다.
또 돼지 살처분 4일 뒤에 젖소에서도 구제역이 발생, 최근까지 3차례에 걸쳐 34두를 살처분해 현재 한우와 젖소 116마리만이 남아있다.
여기에 도내 최대 규모인 꽃사슴농장까지 구제역이 퍼지면서 지난달 29일 보유사슴 전체(122두)와 산양 등 5마리 모두를 살처분했다.
이같은 살처분으로 학교측은 9억여원의 재산상 피해를 입었지만 이보다도 신학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 돼지, 사슴에 대한 실습수업 진행이 불가능, 수업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임시방편으로 닭과 남은 소 등을 대상으로 실습수업을 우선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AI마저 발생하면 실습수업이 사실상 전면중단 될 수밖에 없어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A농고 B교감은 “돼지·사슴 대신 현재 보유중인 산란계 3만여수와 남은 소 116두의 실습을 우선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며 “구제역 종료 선언이 있을 시 2학기부터는 돼지를 다시 구입해 실습에 최대한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말 구제역으로 돼지 127마리를 모두 살처분한 포천의 C고등학교도 개학을 앞두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돼지를 매몰처리 하면서 축산과 학생 300여명이 각각 매주 4~8시간씩 받아오던 실습수업을 원활히 진행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구제역 발생 시 해당 가축을 6개월이 지나야 입식할 수 있어 돼지실습은 2학기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C고는 구제역 예방접종을 마친 소 50여두와 사슴 및 염소 10여두에 대한 실습을 우선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일선 학교에서 방역 처리를 철저히 하는 등 구제역 차단에 애썼는데도 불구하고 이같은 일이 발생해 애석하다”며 “구제역 해당동물 외의 보유동물이 있는 만큼 실습수업 진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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