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질환 정복 프로젝트> (3) 협심증·심근경색 -심장혈관센터
안양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김형민씨(58·가명)는 집에서 쉬던 중 갑작스럽게 극심한 가슴통증이 느껴져 인근 한림대성심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평소 고혈압과 당뇨가 있었으며, 불규칙한 식생활에 비만 상태였다. 또 하루에 담배 한 갑을 피웠다. 응급실에 도착한 김씨는 혈압이 매우 낮고, 의식이 저하돼 있는 쇼크 상태였다. 30분 만에 소집된 의료진은 신속한 진찰과 검사를 통해 급성심근경색으로 진단을 내리고 곧바로 시술에 들어갔다. 응급심혈관조영술로 막힌 우측 관상동맥의 혈전을 제거하고 스텐트 삽입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현재 김씨는 건강해져 정기검진을 받고 있다.
■ 관상동맥 막히면서 심장으로 가는 산소공급 끊겨
심근경색은 혈관내벽에 형성되어 있던 죽상경화반이 파열되면서 혈전이 생성되어 혈관을 순식간에 막아버려 심장근육의 괴사가 일어난 상태를 말한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질환으로 인해 관상동맥에 동맥경화증이 생기고 혈관이 좁아지면 심장에 혈액이 원활히 공급되지 못하면서 심장의 근육에 산소가 부족하게 되고, 이런 허혈상태가 지속되면 협심증을 유발하게 된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일상생활을 하는 중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운동으로 심장이 하는 일이 늘어나면 필요한 만큼의 혈액량 공급이 어렵게 돼 가슴 통증이 초래된다.
혈관내벽의 죽상경화반이 갑자기 파열되면서 혈전이 심장 혈관을 막아버리면 심장 근육으로 가는 혈액이 완전히 차단되어, 심장근육은 영양소와 산소 공급을 받지 못하게 된다. 그 결과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심근경색이 찾아온다. 이런 상태에서는 최악의 경우 돌연사가 발생할 수 있으며, 또한 심장 근육의 손상으로 인한 심부전과 심장 부정맥이라는 치명적인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즉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심장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유발하게 된다.
■ 심한 흉통 30분 지속될 땐 심근경색 가능성 높아
협심증 또는 심근경색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흉골 바로 아래쪽이 심하게 조여 오는 듯한 통증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목이나 어깨, 왼쪽 팔로 뻗치는 통증 또는 복부의 불편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또한 호흡곤란 및 식은땀이 흐르기도 한다. 이런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된다면 심근경색일 가능성이 크다.
글 싣는 순서
(1) 뇌졸중 -뇌신경센터
(2) 만성폐쇄성폐질환 -폐센터
(3) 협심증·심근경색 -심장혈관센터
(4) 간암 -암센터
(5) 인공관절 -슬관절센터
(6) 경추 -척추센터
(7) 류마티스 -류마티즘클리닉
(8) 유방암 -유방내분비암센터
(9) 난청(인공와우) -인공와우·난청클리닉
(10) 임플란트 -임플란트·턱교정술클리닉
(11) 협심증·심근경색 -심장혈관센터
동맥경화증 →협심증 →심근경색 →사망
시술 늦을수록 사망률 높아 ‘시간과의 싸움’
31%는 ‘체했다’ 착각… 초기판단 가장 중요
고혈압ㆍ당뇨ㆍ고지혈증 앓는 고령층 위험
흡연ㆍ비만 20~30대도 방심해선 안돼
따라서 심한 흉통이 30분 이상 지속되면 최대한 빨리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야 한다. 2004년 대한 순환기학회의 보고에 따르면 급성 심근경색 또는 협심증 환자 3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1%가 ‘체했다’고 판단해 손가락을 따거나 청심환을 복용했고, 21%는 ‘그냥 참았다’고 응답했다. 따라서 증상을 재빨리 알아차려 허혈성 심질환을 의심하는 것이 병의 진단 및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
■ 시술 빠를수록 경과 좋아 ‘6시간이 데드라인’
암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으면 사람들은 암 치료를 잘 한다는 병원을 찾아 일단 짐을 싼다.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이다. 하지만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 심장혈관질환들은 이와 다르다. 아무리 심장혈관질환 치료를 잘 하는 병원으로 소문이 난 곳이라고 해도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멀리 가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빠른 치료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심근경색이 확인되면 시술이 최대한 빨리 시행돼야 한다. 6시간 이내에 시술이 되어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시술을 하더라도 시간이 늦을수록 불리하며 1시간이 늦을 때마다 사망률이 0.5~1.0%가량 증가한다. 증상 발현 후 1시간 이내에 시술하면 사망률을 50% 이상 낮출 수 있다. 특별한 합병증이 없는 심근경색증 환자의 대부분은 적절한 치료 후, 발병 2~3주 내에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치료는 약물(혈전 용해제) 또는 풍선과 스텐트를 이용한 시술(관동맥 조영술 및 중재시술)로 막힌 혈관을 뚫어 주어 사망률과 심부전의 빈도를 현저하게 낮출 수 있다. 관동맥 조영술은 막히거나 좁아진 혈관에 조영제를 주사하여 혈관 구조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검사로 어느 부위가 얼마나 막히고 어떻게 좁아졌는지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다. 이 검사에서 병변이 발견되면 스텐트라 불리는 얇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그물망을 넣어 좁아진 혈관을 넓히고 재협착을 방지하는 시술을 하게 된다.
■ 본인 위험요인 파악이 1차적 예방법
심근경색의 위험요인으로는 고지혈증, 고혈압, 흡연, 당뇨 등이 가장 중요하고, 기타 관상동맥질환의 가족력, 비만, 운동부족, 여성의 폐경 등이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들 위험요인들을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심근경색증이 발생할 위험도 증가한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심근경색증이 대략 10년 늦게 발생하며, 여성은 폐경기 전에는 남성의 1/3 미만으로 발생하고 폐경기 이후에는 남녀의 차이가 적어진다. 특히 40세 이하 연령층에서 급성심근경색을 일으키는 가장 큰 위험요인은 흡연인 것으로 나타나 흡연의 위험성이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금연을 필수로 하며 고혈압과 당뇨병의 철저한 조절은 물론이고 혈중 콜레스테롤 또한 정상 수치 이하로 낮추어야 한다.
일단 병이 발생한 후 재발을 방지하는 이차적 예방법 역시 중요한데 이도 일차적 예방과 유사하다. 물론 일차적 예방보다 더욱 철저하게 시행해야 한다. 또한 급성심근경색 후에 처방받게 되는 항협심증 약물 역시 평생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도움말= 박우정 한림대성심병원 심장혈관센터장 윤철원기자 ycw@ekgib.com
한림대성심병원 심장·혈관센터
365일 응급수술팀 가동… 당일 입·퇴원 원스톱 검사·시술
한림대성심병원 심장·혈관센터는 즉각적인 진단과 동시에 30분 이내에 모든 팀원이 응급으로 소집돼 관상동맥의 혈류를 회복시켜,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시스템은 휴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365일 가동된다. 이 병원은 또 관상동맥 질환이 의심되는 외래환자에게 원스톱으로 관상동맥 조영술 및 중재시술을 하는 일일병동도 운영하고 있다. 의사의 검사나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당일 오전에 입원해 검사와 시술을 받고 당일 오후에 안정을 취한 후 퇴원하는 시스템이다. 기존에 하던 사타구니 동맥이 아니라 손목 동맥으로 검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가 검사 후 즉시 걸어 다닐 수 있고, 일상생활로의 복귀도 빠르다.
센터에서는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관련 진료과들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흉부외과와 혈관외과, 내분비내과, 신장내과, 신경과 등의 긴밀한 공조 아래 심장뿐 아니라 다른 질환까지 함께 치료하는 토털케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특히 60세 이상의 노인환자가 많기 때문에 비뇨기계, 부인과계 질환, 종양내과와도 긴밀히 협조하고, 환자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맞춤 진단을 내리고 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한 시설과 진단·치료장비를 갖추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심장혈관의 세부 구조를 파악하고 치료하기 위한 ‘심혈관조영기’, 심장혈관 내부의 동맥경화 상태를 살펴보기 위한 ‘심혈관내 초음파’, 다수의 심장초음파기와 운동부하검사 및 심전도측정장비를 구비하고 있다. 이 밖에 심장의 대사기능을 평가해 과연 흉통의 원인이 심장에 있는 것인지 간접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심근 동위원소 검사’ 등을 통해 신속 정확한 정밀진단 및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최상의 진료서비스를 실시하기 위해 임상 연구 및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는 신장에도 병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환자는 심혈관중재술 시 신장 기능 저하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게는 50%까지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조영제 유발 신독성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환자의 예후가 나쁘고, 사망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예방이 필수적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조영제 유발 신독성을 예방하기 위해 기존 방법 이외에 새로운 항산화 약물을 사용하거나 혈압계를 사용해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압박을 가해 신독성을 경감시키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환자에게 무엇보다 안전하고, 저렴하고, 편리하고,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대가 크다.
또 응급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할 때 관상동맥을 열어주면 혈류가 개통되면서 역설적으로 심근에 손상이 가게 되는데, 이러한 재관류 손상을 방지하는 연구도 기획 중이다. 여러 기관 공동으로 급성심근경색환자에게 스텐트를 삽입하기 전에 혈관 내 혈전을 기계적으로 제거해 그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문의(031)380-3725
경기일보·한림대의료원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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