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질환 정복 프로젝트 최고의 특성화센터를 찾아서> 4.간암 - 암센터
주부 이미령씨( 56ㆍ안양시 비산동ㆍ가명)는 만성 B형 간염 보균자로 지난 2009년 여름 간암 선별검사로 시행한 초음파와 CT에서 3 cm 간암이 발견됐다. 암은 중간간정맥과 우측간정맥 사이 혈관과 붙어 있어 수술이 쉽지는 않은 상황. 외과에서 중간간정맥을 포함하는 확대 우측간절제를 계획했다. 그러나 이 경우 간절제 후 남는 좌측간의 크기가 작아 자칫 수술 후 간부전이 나타날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해 수술 전 중재방사선과에서 우측간문맥 색전술을 시행, 우측간으로 공급되는 혈액을 차단함으로써 우측간 크기를 줄이고 좌측간 크기를 크게한 후 계획한 확대간우엽절제술을 시행했다. 수술은 성공했고, 환자는 16개월이 지난 현재 재발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 발생율 5위, 사망률과 의료비 지출은 2위
넓은 뜻으로 간암이란 간에 발생하는 모든 암을 가리키지만, 일반적으로 간세포암을 말한다. 간세포암종은 2007년 한국 중앙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위, 갑상선, 대장, 폐암에 이어 5위의 발생빈도를 보이고, 성인의 암으로 인한 사망 중 2위를 차지한다. 의료비 지출도 폐암 다음으로 두 번째로 많다.
간은 크게 4가지 일을 한다. 첫째는 우리가 먹은 음식물 속의 영양분을 몸에 필요한 성분으로 만들고, 불필요하게 된 성분을 몸 밖으로 내보내기 쉬운 물질로 바꾸는 일을 한다. 둘째로, 쓸개즙을 만들어 장으로 보내는 기능을 한다. 이 즙은 지방질을 몸에 이용되기 쉽게 변형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셋째로, 몸에 해로운 물질을 무해한 것으로 바꾸는 해독 작용을 한다. 넷째로, 혈액을 응고시키는 물질을 만드는 기능을 한다. 이처럼 중요한 기능을 하는 간에 이상이 생기면 우리 몸의 혈액순환과 소화활동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 초기증상 없는 ‘침묵의 장기’
간은 예비능력이 뛰어나 상당한 부분의 간이 손상되지 않으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대표적인 ‘침묵의 장기’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일반적으로 피곤함, 무력감, 가벼운 열, 구역질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소화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급성 악화기에는 눈과 피부에 황달이 생겨 노래지고 가려움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점차 간질환이 간경변증으로 진행하면 발과 정강이를 비롯한 온몸이 붓고, 배에 복수가 생겨 배가 불러온다. 몸에 거미발 모양으로 혈관이 확장되고, 남자의 경우 젖가슴이 커지며, 손바닥이 평소에 비해 붉게 나타난다. 간질환이 더 심해지면 피를 토하고, 대변의 색깔이 검어지고, 더 심해지면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 간 상태에 따라 치료법 달라
간암의 진단은 혈액검사상 알파태아단백(aFP)이 증가된 경우 간암을 의심할 수 있으며, 초음파 검사도 유용하다. 확진을 위해서는 조영증강이 가능한 CT, MRI, 혈관조영술이 사용된다. 영상학적으로 불분명한 경우 가장 확실한 진단법인 조직검사를 하게 된다.
상당부분 손상때까지 증상없어 발병·사망률 높아
초기엔 피곤함·구역질 등과 함께 소화장애 동반
간기능·암 진행정도 따라 ‘다학제간 치료’ 효과 커
간암은 암의 진행된 병기 이외에도 기저 간질환의 정도가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치료방침을 결정하는데 다학제간 협력을 바탕으로 한 치료 방침의 결정이 중요하다.
일단 간암 진단이 내려지면 간세포암의 병기와 간 경변의 진행정도, 환자의 활동 능력 등을 고려해 간절제술이나 간이식, 비수술적 국소요법(경피적 에탄올주입법, 고주파 열치료법, 경피적 동맥색전술 등) 등 치료법을 결정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남아있는 간기능이 정상적이고 마취와 수술을 받을 수 있는 상태라면 우선 간절제술을 시행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다른 국소치료법이나 간이식을 고려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사체 공여자가 매우 부족해 생체간이식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의료보험이 모든 간이식을 지원한다. 이처럼 간암으로 진단됐을 때 치료방법은 진단 당시의 간 기능, 전신상태, 암의 진행정도, 환자의 사회적 능력 등 다양한 요소들에 의해 좌우된다.
■ 위험인자 있으면 1년에 한 번 정기 검사
간암 예방은 원인을 제거함으로써 가능하다. 만성 B형 간염의 경우 예방접종을 하거나 치료를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만성 C형 간염의 경우 예방접종은 개발되지 않았지만 인터페론 등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알코올성 간질환의 경우는 금주를 통해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점차 증가하는 지방간염도 그 원인이 되는 당뇨나 비만을 조절함으로써 간염을 치료하고 이로써 간암도 예방할 수 있다. 이미 만성 B형 또는 C형 간염 환자는 최소 6개월마다 간초음파 검사를, 간경변증 환자는 3개월마다 간초음파와 혈액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간암이 생기지 않도록 해주는 방법은 아직 없으므로 조기 발견이 현재로는 최선이다. 정기적으로 검사하여 조기 암에서 진단해야 완치가 가능하다. 술로 인한 간의 손상이 있는 경우 금주는 간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으나, 이미 간경변증으로 진행한 경우는 바이러스성 간경변증과 같은 치료를 해야 한다.
도움말=전장용 한림대성심병원 암센터 간암클리닉 교수
윤철원기자 ycw@ekgib.com
한림대성심병원 암센터 간암클리닉
외과·방사선과·내과등
‘다학제적 협진치료’
통합진료시스템 구현
한림대성심병원 암센터 간암클리닉은 1999년 병원이 개원하면서부터 외과, 방사선과, 내과 등 여러 과들이 다학제적 협진치료를 통해 간암의 전문적인 치료에 힘써왔다.
관련 진료과 교수 1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서, 간암클리닉에 의뢰된 모든 환자에 대해 진료 현황을 파악하고 환자별 가장 적합한 맞춤치료법을 찾아가는 다학제적 통합진료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예를 들면 새로 진단된 조기 간암 환자의 경우, 간-소화기내과, 외과 및 중재적 방사선과 전문의 참여하에 간절제술과 같은 수술요법과 고주파 열치료의 치료 선택, 간동맥 화학 색전술 및 고주파 열치료의 병행 등에 관하여 의견을 모은다. 진행된 간암의 치료에 있어 간동맥 화학색전술의 경우 환자의 잔여 간기능을 고려하여 색전술의 범위에 대한 의견 교환과 방사선 치료의 병행 등에 대해 결정하게 된다.
간암은 본래 질환이 아닌 그 질환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들을 치료하고 관리하는 ‘대증요법’이 매우 중요하다. 경기 남부지역 주민들에게 접근성이 높으면서 대학병원으로서의 인력과 시설을 갖추고 있는 한림대성심병원 암센터 간암클리닉은 이러한 간암의 대증요법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일례로 간세포암 환자에게 정맥류 출혈이 나타날 경우 응급 내시경을 통해 신속하게 지혈술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센터는 365일 24시간 내시경 전문의 당직 시스템을 통해 30분 이내의 즉각적인 치료가 시행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병원까지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면 적절한 시간 내에 치료가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간암 환자들은 해독기능을 하는 간이 손상됐기 때문에 체내에 독이 쌓여 간성혼수가 오거나 복수가 찰 수 있는데, 이러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간암센터는 체내의 독을 낮출 수 있는 올바른 생활습관을 지속적이고 정기적으로 환자들에게 교육하고 있다.
피로감이 심하고 체력이 급격하게 저하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저염식이나 저단백식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변화하는 증상에 따른 맞춤 식이교육도 시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영양과와도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간암클리닉에는 국내 최고 수준의 간암치료 전문의들이 포진하여 간 절제술과 간이식술, 고주파 열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을 이용한 전문적인 치료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말기 간암이나 간기능이 나쁜 환자의 경우 적용되는 간동맥 화학색전술(TACE)도 시행하고 있다. 폐 전이와 같이 간 이외로 전이된 환자의 경우에는 간동맥 화학 색전술과 전신화학요법을 병행하거나 전신화학요법을 단독 시행하기도 한다. 간이식 후 폐 전이 경우에는 전이부분을 절제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초음파, CT 등의 진단 장비는 물론 3차원 입체조형 방사선치료(3D Conformal RT)를 비롯해 세기변조방사선치료(IMRT)로 간기능이 악화된 환자에서 우수한 방사선 치료 성적을 올리고 있다. 또 치료의 질적 향상을 위한 임상 연구 및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간암 고위험군 환자에 대한 지속적인 간암 선별검사를 통해 간암의 조기 진단과 수술 및 고주파 열치료와 같은 국소치료 대상 환자 비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의 (031)380-3772
경기일보·한림대의료원 공동기획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