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 식탁서 사라진 ‘한국산’

식품물가 1년새 11%↑ OECD 국가중 1위 日 30배 

주부들 “생활비 감당안돼” 값싼 외국산에 자꾸 손길

“중국산 콩나물, 벨기에산 돼지고기, 일본산 고등어, 대만산 꽁치 ····좀 싸다싶어 담았더니 장바구니가 온통 외국산 식품 투성이네요”

 

9일 오후 2시께 수원시 영통구 H마트를 찾은 주부 K씨(42)는 최근 들어 장을 볼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0만원가량의 장을 보면 4식구가 1주일가량 생활할 식료품을 구입할 수 있었지만 최근 식재료 값이 크게 오르면서 10만원의 식료품 구입비가 턱없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K씨는 생활비 절감을 위해 할 수 없이 외국산 식품을 구입을 늘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실제 이날 11만6천여원의 장을 본 K주부의 장바구니에는 국산보다 20% 이상 저렴한 중국산 콩나물을 비롯, 벨기에산 돼지고기 등 외국산 식품들이 즐비했다.

 

최근 식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외국산 식품들이 우리 식탁을 점령해가고 있다.

 

9일 OECD 소비자물가 상승률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우리나라 식품물가는 전년 동월에 비해 11.6% 급등, OECD 34개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했다. 0.3%의 상승률을 기록한 이웃나라 일본의 30여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처럼 식품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값싼 외국산 식품을 찾는 소비자들도 급증, 도내 대형마트 등에서 외국산 식품이 국산을 압도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실제 수원시 영통구 H마트에는 100g에 350원하는 국산 콩나물보다 100원 싼 중국산 콩나물을 비롯, 100g당 1천680원인 국산보다 430원이 싼 벨기에산 돼지고기, 국산고등어(8천800원)의 절반가격인 일본산 고등어 등이 추천상품으로 배치돼 판매되고 있었다.

 

이와 함께 용인시 수지구 L마트와 수원 거북시장 등에서도 5마리에 2천480원하는 대만꽁치와 국산의 절반가격에 불과한 벨기에산 냉동 돼지고기(100g·720원), 중국산 숙주(100g·290원) 등의 외국산 식품들이 주부들의 호응을 얻으며 판매되고 있었다.

 

용인시 L마트 관계자는 “품목마다 차이는 있지만 외국산의 판매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며 판매량도 30%에서 2배가량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어려운 경제상황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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