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나면 어디로 대피하나요?
“지진이 발행해도 지하 대피소로 가면 되는 건가요. 그런 걸 알려 줘야지요”
15일 오후 2시 사이렌 소리와 함께 민방위 훈련이 시작되자 시민들은 지하철, 지하보도, 지하주차장 등 주변 시설로 대피하기 시작했다.
이날 훈련은 북측의 장사정포 공격에 대비, 모든 시민이 가까운 대피소로 이동하는 실제 훈련으로 이뤄졌다.
부평구는 수도군단사령부 제10화학대가 동원된 비상차로 확보 기동훈련, 연수구는 구청 공습을 가정한 화재진압훈련 등을 병행 진행했다.
하지만 정작 북측 장사정포 공격시 피격 가능성이 제일 높은 주요 대형시설 주변에선 오히려 민방위 훈련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다.
지역 최대 유통시설인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에서 시민들은 별다른 안내방송 없이 쇼핑했으며, 인천시의회 사무처 직원들과 시의원들은 상임위원회만 멈춘 채 시의회 지하에 대피소가 없다는 이유로 사무실에서 계속 근무했다.
중구 인천항 3부두에선 별다른 대피 안내가 이뤄지지 않아 보행자와 차량 운전자들은 평상시와 같이 통행했다.
더욱이 인천항 내 화물트럭들도 민방위 훈련 경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운행했다.
특히, 이번 훈련이 전시상황을 가정한 채 형식적으로 진행돼 최근 일본 대지진과 관련된 시민들의 대피요령 등을 담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부평구에선 기동차량훈련 등이 진행되면서 시민들은 지하 대피소로 대피했지만, 별다른 행동매뉴얼은 나눠지지 않은 채 지하 대피안내만 진행돼 일부 시민들은 안내직원에게 되묻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시민 김모씨(36·여·인천시 남구 주안동)는 “불편해도 감수할 수 있지만 무작정 가까운 대피소로 가라고만 하지 말고 매뉴얼을 알려주면 좋을 것 같다”며 “바로 지난주 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했는데 지진이 발생해도 지하로 대피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한 쪽짜리 행동요령이 있지만 방송으로 충분히 알고 있다고 판단, 시민들에게 나눠주지 않았다”며 “지진시 지상 대피, 해일시 고지대 대피 등을 담은 재난재해 관련 매뉴얼을 제작해 다음 훈련부터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우·허현범·김미경·박용준기자yjunsa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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