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한방상식 (3) 만성구내염-구창미란증

마음을 비우고 편안하게

입안이 헐면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불편해지고, 이에 따라 감정도 예민해져 일상생활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늘 입병이 나 있다면 그 괴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고통. 대체로 잦은 입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보면 신경이 예민하고 체력이 약한 편이다.

 

또한 특별한 원인도 없어 병원에서 알맞은 처방을 해주기 곤란한 병중의 하나다. 비타민 C를 많이 섭취하라거나 피로하지 않도록 조심하라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 처방의 전부다.

 

한의학에서는 입안이 허는 병을 ‘구창미란증’이라고 한다. 입안이나 잇몸이 싸라기 같이 오돌도돌해서 헤지고 붓고 허는 병을 뜻한다. 모두 화가 치밀어서 그렇게 된 것이다. 얼마 되지 않은 입병은 중초(위(胃)의 속에 있어서 음식의 흡수, 배설을 맡는 육부(六腑)의 하나로 심장에서 배꼽 사이의 부분)의 습열(습기와 열기)만 다스려 줘도 되지만 오래되고 자주 반복 되는 입병은 하한상열(下寒上熱·아래는 차고 위는 열이 있는 상태)을 올바로 다스려줘야 한다.

 

잦은 입병, 걱정과 고민 많은 사람에게 발병

 

하한상열 올바로 다스려… 잘 윤회시켜야

 

기운은 상중하로 윤회가 돼야 하는데 하초로 내려간 기운이 위로 올라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공포증이 있거나 매사에 조심성이 많은 사람은 하초에 내려간 화가 올라올 수 없다. 그래서 방광의 기운이 막히게 되고 방광 위에 있는 소장에 열이 전해져 습기가 찬다. 이때 생긴 습열이 위로 떠서 입안이 헐고 혓바늘이 돋게 된다. 방광에 내려간 화가 윤회를 못하면 화가 옆으로 새는데 소장으로 전이가 되면 구창미란이 되는 것이고 대장으로 전이가 되면 다른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얼마 되지 않은 입병에는 의이인(율무)·방기·적소두 같은 약재를 써서 치료하면 된다. 만성적으로 오는 입병 환자는 기혈이 부족하므로 황기·인삼·당귀·천궁과 함께 약한 습기를 없애주는 하수오·복령·의이인도 쓴다. 또 중초를 통해주는 진피·사인과 비위를 도와주는 백출도 넣고 진액을 도와주는 구기자도 더하며, 염증을 달래주는 현삼과 치자를 쓰고 하초의 허한을 없애주는 부자와 육계를 꼭 써줘야 한다.

 

신경이 초조한 사람은 백자인과 연자육을 써주고, 비위에 염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갈근과 백편두를 쓰기도 한다. 신경을 소통시켜주는 석창포도 필요한 경우가 많다.

 

잦은 입병은 걱정과 고민이 많은 사람에게 자주 나타난다. 그러나 그런 환자들의 고민을 들어보면 아주 사소한 경우가 많다. 이 세상에는 정말 큰 걱정거리를 안고도 당당하게 버티고 있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 한의학에서는 많은 병이 마음에서 온다고 본다. 변화가 많고 생각도 복잡한 채 살아가려니 여러가지 병이 생기는 것이다. 황제내경에서 병을 예방하는 가장 큰 방법을 편안하고 담담하고 비우고 없앤 상태인 염담허무(恬憺虛無)라 하였다. 병을 다스리는 데는 이 보다 좋은 방법은 없는 것 같다. 문의 (031)971-1003  고광석 고양시한의사회장·대명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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