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목도모 가장 ‘숙식 제공’ 글 올려 가출 부추겨… 성범죄에 노출
최근 가출청소년의 절도 및 성범죄 피해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인터넷 가출카페가 공공연히 운영되면서 청소년들의 가출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이들은 친목도모 등의 카페로 가장해 대형 포털사이트에 버젓히 홍보, 많게는 수만여명의 회원이 가출 정보를 공유하는 곳도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1일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의 A친목도모 카페는 사실상 가출 청소년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회원 수 1만 명을 넘어선 이 카페는 명목상 친구를 찾는 친목도모 카페라고 소개돼 있었지만 ‘재워드립니다’, ‘가출하신 분 구한다’등 가출 일행을 구하거나 가출 청소년에 숙박을 제공한다는 정보가 수두룩했다.
회원 A군(17)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가출 한지 5개월이 됐다. 이들 A카페 등은 가출했거나 할 예정인 청소년들이 가장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으로 활용되고 있다. 룸메이트를 찾기 위해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특히 A군은 “가출카페 이용자는 일 구하기 어려운 14~15살 청소년이 대부분이다”며 “일 하지 않으면 절도를 할 수밖에 없는데 혼자서는 겁이나니 카페를 통해 공범을 구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실제 A카페에는 성인 남성임을 밝히며 함께 살 여학생을 구한다는 내용의 글이 버젓이 게시돼 있기도 했다. 또 ‘가출하신 분 재워 드림. 남2, 여1명 있음’이라는 제목으로 대놓고 혼숙을 종용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이와 함께 친목도모 카페로 포털에 소개된 B, C카페 역시 가출한 룸메이트를 구하는 등의 글로 넘쳐나고 있었다.
대형포털에 소개된 B카페 게시판에 ‘새벽별’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부천 중동 오피스텔에 살고 있습니다. 가출이나, 부득이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사항에 처해 있는 분들, 필요하시면 저희집에서 재워드릴게요. 남녀 상관없구, 나이대도 상관 없습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C카페에는 ‘아기가출둘리’라는 네티즌이 “일행 구하시는 분 지금 당장 가요 나이는 17살 남자 입니다”라는 글을 게시하는 등 가출청소년들이 방을 구하는 글 수십여건이 올라와 있었다.
이에 대해 사단법인 청소년선도위원회 관계자는 “가출 카페를 통해 청소년에 범죄는 물론 성범죄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지만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보다 실질적으로 가출 청소년을 관리, 보호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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