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2급’ 강우진 경기복지재단 책임연구원
“사회복지 연구를 통해 저와 같은 장애인들이 좀 더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를 살아갈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2010년 12월부터 경기복지재단 정책연구팀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강우진 박사(39)는 시신경 위축으로 시각장애 2급 판정을 받은 시각장애인이다.
왼쪽 눈은 실명에 오른쪽 눈은 교정시력이 0.01 로 입체감각이 없으며 코앞의 사물만 인식이 되는 상태다.
그래서 그의 연구실에는 문서를 확대해서 화면에 띄우는 확대독서기나 책 페이지의 바코드를 찍으면 음성으로 변환해주는 음성출력기 같은 보장구가 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강 박사가 시력을 잃은 것은 4살 때. “유치원 그림그리기 시간에 색깔을 구별 못해 혼나기도 했어요. 6살까지 시력을 잃은 것도 모르고 있다가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신 어머니가 병원에 데리고 가 실명이 된 걸 알게 되셨죠.”
이후 가족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시작됐다. 어머니는 전지에 매직으로 커다랗게 ‘ㄱ, ㄴ’을 써가며 한글을 가르치셨고 강 박사가 학교에 입학한 뒤에는 학교에 다녀올 동안 교과서를 모두 읽으면서 테이프에 녹음을 해 놓으셨다.
또 복지관 및 관련단체를 찾아니며 수많은 장애인들을 접하게 된 강 박사는 ‘내 문제를 내가 스스로 해결해보자’라는 생각에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하기로 결심, 박사과정을 마친 뒤 장안대학교 등에서 교수생활을 한 강 박사는 좀 더 깊고 체계적인 연구활동을 하고자 경기복지재단을 택했다.
강 박사는 “비장애인처럼 행동하기는 어렵겠지만 나름대로 자신의 장애를 가공할 수 있는 방법론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꿈이 있는 사람만이 그것을 이룰 수도 있는 법”이라고 미소지었다.
구예리기자 yell@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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