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량진수산물시장, 방사능 점검에 나선 서울시청 직원이 가게마다 돌아가며 즐비한 생선 위를 측정기로 훑곤 한다. 국내에 날아든 방사능 물질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1년동안 노출돼도 허용치의 3만분의 1이라고 한다.
하지만 수산시장은 썰렁하다. 일본산 생태, 갈치, 고등어는 아예 팔리지 않고 국산 매출도 여느 때 비해 절반도 안된다는 상인들 비명이다. 수산물도매시장이 이러니 이를 식자재 삼는 음식점 역시 다를바 없다.
일본의 지진 해일이 가져온 피해가 크다. 해일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망가져 연일 핵과의 전쟁을 벌인지가 벌써 2주가 넘는다. 불안은 먹거리에 국한하지 않는다. 봄철에 잦은 비를 맞아도 괜찮은지 걱정이다. 괜찮다고 하지만 왠지 찝찝하다는 사람이 적지않다.
악화된 후쿠시마 원전 소식이 일본 언론은 물론이고 국내 언론 또한 이슈다. 도쿄에선 수돗물 불신으로 생수가 동이 났다. 이런 가운데 연료봉이 녹으면서 나오는 플루토늄까지 검출됐다. 플루토늄은 그 자체가 핵이다. 후쿠시마서 40km 떨어진 잡초에서 역대 최고치인 kg 당 287만 베크릴의 세슘이 검출되는 등 확산된 방사능 오염이 체르노빌 원전 사고 수준이라는 언론 보도다.
피해의 실상과 허상
일본이 전쟁 목적의 핵 무기에 의해 재앙을 당한지 66년만에 이번엔 평화이용의 핵 연료로 재앙을 겪고 있다. 제2차세계대전을 종말지은 것이 미국의 일본 본토 원폭 투하다. 1945년 8월6일 히로시마, 같은 달 11일 나가사키 원폭은 모두 30만명의 희생자를 냈다. 그 가운데 숨진 우리동포 또한 수만명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처럼 버섯구름은 피지않아 당장 떼죽음 당한 것은 아니어도, 자신도 모르게 피폭된 오염자가 훗날 떼거리로 후유증에 의해 죽거나 만성적 시달림을 당할 수 있다.
후쿠시마 원전 누출 방사능은 일본 열도를 넘어 미국, 유럽까지 확산됐다. 그렇긴해도 우리가 걱정되는 것은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우리에게 많은 고통을 안겨준 나라다. 이젠 방사능 공포까지 끼치고 있다.
이에 주요한 것은 우린 얼마나 안전하냐는 것이다. 편서풍이 불어 날아오지 않을 것이라던 방사능이 북태평양을 돌아 시베리아를 거쳐 유입됐다. 이도 지난 23일 검출된 것을 나흘이 지난 27일에야 공개했다. 국민사회가 ‘괜찮다’는 말을 잘 믿지 못하는 이유다. 노량진수산시장 생선이 잘 안팔린 연유도 이에 있다.
무슨 말인지 잘 몰라 막연한 불안감이 증폭되기도 한다. 여기엔 언론의 책임도 있다. 예를 든다. ‘전면 노심용해 가능성, 냉각수 채우며 핵연료 추가파손 막는 중’ 이런 기사를 알아들을 독자가 얼마나 될까, 전문용어는 어쩔 수 없을 지라도 무슨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미니해설 쯤은 있어야 할 터인데 볼 수가 없다.
당국의 발표에 나오는 요오드니 세슘이니 하는 방사성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설명 또한 없다. 인체에 무해하다는 방사성 수치 역시 일반사람은 실감하지 못한다. 예컨대 병원에서 일상화하는 방사선 촬영 수치와 비교하면 알기 쉬운데 이런 친절은 보이지 않는다.
방심도 과민도 금물
이틈을 노려 헤집고 나오는 것이 잡소리다. ‘동풍이 불면 방사성 물질이 직방으로 들어온다’는 등 선동적 잡소리로 불안감을 고조시킨 족속이 있다. 심지어는 국내 원전에 사고가 나면 어떻다는 등 가상 피해를 들어 사회교란을 획책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고예방을 촉구하는 것과 가상 피해로 민심을 자극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이른바 원자력 발전을 반대하는 자칭 반핵운동가들이 이렇다. 주장은 자유다. 원자력 발전을 반대하는 것까진 좋다. 문제는 방법이다. 반핵을 말하면서 북의 핵 무장에는 침묵하고 있는 것이 이들이다.
결론은 명백하다. 후쿠시마 원전사태의 국내 파급을 여러 경로로 주시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 또한 이의 정보를 신속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고, 국민사회는 이를 믿어야 한다. 이래야 썰렁한 수산물시장의 국산 매출이 활기를 띠게 된다. 본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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