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ℓ당 100원’ 할인가격 주유소 상당수 반영 안해 내린 곳도 10~80원까지 ‘각양각색’… 소비자 혼란 가중
GS칼텍스와 SK에너지 등 정유 4사가 7일 0시를 기해 정유가격을 ℓ당 100원씩 내린다고 발표했으나 이날 대부분의 일선 주유소들이 가격을 내리지 않아 운전자들의 항의가 잇따르는 등 혼선이 가중됐다.
특히 정유사의 직영주유소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유소 사업주들은 정유사들이 손실보전도 해주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가격을 내리라고만 지시했다며 반발해 가격인하까지는 1주일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7일 GS칼텍스와 도내 주유소 사업주 등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는 이날 0시를 기해 정유가격을 ℓ당 100원씩 내린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정유 4사의 직영점을 제외한 대부분의 일선 주유소들은 전날에 비해 가격을 내리지 않았다.
정유가격을 내린 주유소도 10원~80원 내리는 등 각양각색이었다. 이로 인해 주유소를 찾은 운전자들이 할인되지 않은 가격표를 보고 주유소에 항의하는 등 하루종일 혼선이 빚어졌다.
강모씨(30ㆍ용인시 상현동)는 “가격할인을 한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해놓고 지키지 않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며 불평했다.
이들 주유소 사업주들은 현재 팔고 있는 휘발유와 경유를 1~2주 전에 지금보다 비싼 가격으로 사들인 재고물량인 경우가 많아 이날부터 당장 100원을 할인해 팔면 ℓ당 40~50원씩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할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재고물량을 판매한 뒤 새로 정유를 사들이는 시점인 1주일에서 열흘뒤에나 가격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수원 D주유소(GS칼텍스) 사장은 “지난달 말 지금보다 비싼 가격으로 기름을 사들여 현재 탱크에 열흘동안 판매할 재고가 남아있는 상태”라며 “본사에서 손실보전도 해주지 않는데 ℓ당 100원씩 할인하라는 것은 주유소보고 무료 봉사하라는 말이냐”며 반발했다.
이에 대해 GS칼텍스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가격할인이 추진되면서 일부 주유소 사업주들이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며 “본사에서도 사업주들에게 가격할인을 종용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주유소협회는 “정유사들이 주유소와 사전 조율없이 일방적으로 가격인하를 발표해 주유소들이 즉각적인 가격할인을 어렵게 만들었으며 주유소만 정유사와 소비자 사이에 끼여 고통받고 있다”며 주장했다. 권혁준기자 khj@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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