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중증장애인 일할 곳 없다

취업박람회 참가기업들 시간조정 불가·야근 원해

“몸이 불편한 우리는 아예 갈 곳이 없어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인천지사와 인천시 부평구가 지난 8일 오후 3시 부평구청 7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장애인 취업박람회장을 찾은 중증 장애인 김모씨(33)는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이날 취업박람회장에는 구인 기업 75곳이 참가한 가운데 구직자 860여명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김씨는 자원봉사자 도움을 받아 이력서는 어렵게 작성했지만 복도에 적힌 구인 기업 명단과 모집부문을 보고 한숨부터 내쉬었다.

 

상당수 구인 기업들이 생산직이나 텔레마케팅, 건설, 제품 포장 등의 부문을 모집하면서 가벼운 장애를 가진 구직자들만 원해 중증장애인들이 지원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장애 특성상 일정 시간마다 휴식시간이 있어야 하지만 하루 8~9시간, 심한 경우 야근까지 요구하는 구인 기업들이 대부분이었으며, 시간 조정이 가능한 구인 기업들도 많지 않았다.

 

김씨는 결국 상담을 한참 진행한 후에야 3곳에 이력서를 넣었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다.

 

김씨는 “박람회를 처음 참가, 많이 기대했는데 생각보다는 희망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인천지사 관계자는 “이번 박람회는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장애인들에게 일하는 기쁨을 주기 위해 계획됐다”며 “아직까지 구인 기업들이 장애인 고용에 대해 꺼려하는 부분이 있는만큼 고용지원금 등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을 더 많이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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