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1만원 아끼려다… 수리비가 수백만원”
엔진 주요 부품 손상·주행 중 시동 꺼져 위험천만
김모씨(45·인천시 남구 주안동)는 비싼 기름값을 감당하지 못해 지난 1월부터 7년된 승용차에 유사 휘발유를 넣어 왔다.
하지만 김씨의 승용차는 3개월이 지나면서부터 눈에 띄게 시커먼 매연을 배출하고, 가속 페달을 밟아도 차가 마음 먹은 만큼 나아가지 않는 등 이상 징후를 보이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는 멀쩡하게 달리던 승용차가 서서히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도로 중간에 멈춰 서고 말았다.
정비센터를 찾은 김씨는 직원이 내민 견적서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다. 수리비가 400만원은 족히 넘었기 때문이다.
정비센터 측은 유사 휘발유가 연료탱크를 부식시키면서, 떨어져 나온 코팅 재질이 인젝터(연료 분사장치)를 막아 버려 연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유사 휘발유를 넣었다 엔진 고장으로 엄청난 수리비만 물어야 하는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모 정비업체 관계자는 “최근 유사 휘발유 사용으로 차량 출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거나 시동이 잘 걸리지 않아 정비를 맡기는 운전자들이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유사 휘발유 주재료인 솔벤트는 용해 성분이 강해 연료계통이나 연소장치 등을 구성하는 고무 제품을 녹일 수 있다.
특히 불완전 연소로 인해 엔진에 탄소 찌꺼기가 많이 끼면서 엔진이 손상되고 심할 경우 주행 도중 시동이 꺼지는 위험천만한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다.
피스톤 링이 녹으면서 피스톤과 실린더와의 마찰이 심해져 실린더 벽에 균열이 생기는 등 엔진의 주요 부품들도 통째로 갈아야 한다.
이에 대해 김기호 한국석유관리원 녹색기술연구소 동력기술팀장은 “유사휘발유는 휘발성이 좋지 않아 엔진을 가동시킬 때 고압 펌프에 무리를 줘 주행 중 시동이 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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