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잔인한 봄’ PF대란 오나

올해 만기 25조원 중 상당수 5~6월 만기 몰려

금융권 신용평가 겹쳐 상환 압박… 줄도산 ‘뇌관’

중견건설업체들이 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을 갚지 못해 잇따라 쓰러지면서 건설업계에 구조조정 공포가 휘몰아치고 있다.

 

특히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25조원의 부동산 PF대출 중 상당 부분이 5~6월에 만기가 집중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설업계에 5~6월 PF대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17일 도내 건설업계에 따르면 도급순위 35위의 중견 건설업체인 동양건설산업이 지난 15일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도급순위 34위인 삼부토건이 지난 13일 만기 도래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갚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이어 사흘 만에 중견 건설사 두 군데가 잇따라 부도 위기를 맞은 것이다.

 

동양건설의 PF대출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은 헌인마을 2천135억원과 이달 만기 예정인 화성 동탄 파라곤(180억원), 청담 파라곤(290억원), 내달 만기가 돌아오는 김포 걸포동 파라곤(696억원)과 용인 마북 파라곤(240억원), 서울 사당3동(500억원), 오산계성제지(880억원) 등의 총 4천921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에 앞서 LIG건설도 수도권 각지에서 총 8천900억원 규모의 PF사업을 벌였다가 경기침체로 착공도 못하고 막대한 금융 비용을 물다가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한 바 있다.

 

문제는 건설사 부도가 여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10대 건설사도 자금난에 휩싸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집계 결과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PF 대출은 은행권에서 15조원, 비은행권에서 10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PF대출 잔액의 약 40%에 달하며 2분기에 만기가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올해 총 3조5천억원의 대출 만기가 돌아오는 데 이 가운데 1조5천억원은 회수할 방침”이라며 “PF 대출의 만기가 상반기에 많이 몰려있고, 채권금융기관의 신용위험평가 기간이 겹쳐 있어 상당수의 건설사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도내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권 채권단들이 회생방안을 논의하기보단 대출금을 회수하려고만 하고 있다”며 “어려운 건설 시장에 자금난까지 겹치면서 건설사들이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