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월급도 못 줄 판인데…
인천 부평구가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한 가운데, 부평구의회가 잇따라 관광성 해외 시찰을 계획,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구가 각종 사업 예산은 물론 4개월분의 공무원 인건비도 확보하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재정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구의원들의 ‘알맹이 없는 해외시찰’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8일 구의회에 따르면 행정복지위 의원 9명 가운데 7명은 오는 25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호주 시드니로 해외 비교시찰을 떠나며, 도시환경위원회도 다음달말 해외시찰을 준비하고 있다.
행정복지위의 해외 비교시찰 공식일정은 캔터베리 시의회 방문, 복지시설인 웨슬리미션 방문, 뉴타운 네이버후드센터 방문 등 3곳이며 이같은 통상적인 방문행사 이외의 나머지 일정은 포트스티븐스 해안 도시 관람, 시드니 동부 해안도시와 시드니 도시경관시설 탐방 등 관광성 프로그램들로 짜여져 있다.
시설 견학도 블루마운틴 국립공원, 재리시장 페디스마켓, 피쉬마켓 등으로 이번 해외시찰의 목적인 선진 행정복지 및 선진 의회 시찰과 적합하다고 보기 힘들다.
비슷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남구의회는 예산 절약을 위해 해외 시찰을 국내 시찰로 전환,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광호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부평지부 사무국장은 “재정난으로 의원들이 직접 각종 사업 예산을 줄인 상황에서 해외시찰 강행은 도덕적 책무를 저버렸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구의회 관계자는 “해외시찰은 의원들이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도록 마련된 것으로 선진 의회와 문화에 대해 탐방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구 재정이 어렵더라도 진행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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