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악몽’ 또오나… 농가 초긴장

“아직도 이동제한”-“재입식도 못했는데”… 도축산위생硏 “재발 가능성 낮지만 관리 철저”

“자식 같은 돼지 1천500여두를 살처분하고 모돈 50여두로 버티고 있는데 영천에서 또 구제역이 발생했다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18일 여주군 가남면 연대리의 이동제한이 해제되지 않은 A양돈농가. 농장주 H씨(45)는 “지난 1월17일 인근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1천500여두의 돼지를 살처분하고 모돈과 자돈 230여돈을 사육하고 있는데 또다시 구제역 소식에 앞이 캄캄해 진다”며 한숨을 내쉰다.

 

이날 경기도축산위생연구소로부터 임상 및 환경검사, 상황, 분뇨 등의 바이러스검사 등을 마치고 재입식을 기다리고 있는 H씨는 이번 영천 구제역 발생으로 살처분을 모면한 모돈과 자돈까지 피해를 입을까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미 이 농장에는 포장도로에서 양돈농장으로 들어가는 마을입구에는 생석회가 뿌려져 일반인의 출입을 1차 통제하고 있었으며 농장 입구 100여m 전에는 아예 일반인 접근을 제한하는 등 2중, 3중의 방어막을 세웠다.

 

임상검사를 벌인 도축산위생연구소 수의사 2명도 농장 입구에서 방역복을 두겹으로 착용하고 농장 입구에서 손발 소독을 한 뒤 축사로 들어갈 수 있었다.

 

점검을 마친 후에는 역시 전신 소독을 하고 입었던 방역복을 농장 입구 2차 통제지점에서 폐기 처분했다.

 

농장주 H씨는 “예방적 살처분으로 힘들게 키운 돼지들을 땅속에 매몰했는데 이번에 발생한 구제역이 또다시 확산되는 일은 없어야 된다”며 “발병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확산되지 않도록 방역 활동을 철저히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경기도는 이동제한이 해제되지 않은 부분 매몰농가 413농가에 대해 도축산위생연구소와 각 지자체가 주 2회 이상 정기적으로 방문해 임상관찰 등을 실시하고 있다.

 

경기도는 영천 구제역 발생에 따른 도내 구제역 방역 대책을 각 지자체에 하달하고 가축질병모니터링과 가축 예방접종 철저, 가축재입식 및 이동제한 해제 농가에 대한 혈청·환경검사 강화를 지시했다.

 

이와 함께 국립축산과학원과 경기도농업기술원도 축산농가로의 출장을 전면 금지하고 주말 인파가 몰린 지역에 다녀온 직원들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는 등 구제역 발생소식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도내 구제역 피해 축산농가들은 입식비 부족과 까다로운 보상절차, 종돈물량 확보난 등으로 삼중고를 겪으면서 대부분의 농가가 재입식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제역 발생 소식까지 전해져 축산농가의 시름을 더하고 있다.

 

경기도축산위생연구소 관계자는 “구제역 재발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경기도는 영천 구제역 발생과 관계없이 상시 방역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철저한 관리를 통해 도내에서 구제역 또다시 발생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원재·이지현기자 chwj74@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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