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예계의 희대의 사건이다.”
21일 서태지(39, 본명 정현철)와 이지아(33, 본명 김지아)의 결혼 및 이혼 사실이 한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나자 세간이 발칵 뒤집혔다. ‘문화 대통령’으로까지 불린 한국 가요계의 전설적 인물 서태지와 주연급 여배우인 이지아가 열애도 아닌 결혼 및 이혼을 했다는 사실, 그리고 이들이 무려 14년간 그 비밀을 유지해왔다는 사실은 방송·언론계 관계자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강국인 한국의 ‘네티즌 수사대’들마저 경악케 한 ‘희대의 사건’이라는 평이다.
놀란 것은 이들의 팬이나 대중뿐만이 아니었다. 언론 및 방송계 관계자들도 “어쩌면 그리 완벽히 속일 수 있느냐”며 혀를 내둘렀다. 특히 상상치도 못했던 이들의 결혼 및 이혼, 게다가 위자료 청구 및 재산분할 소송 소식이 동시에 터지면서 각종 연예계 이슈를 한 번에 묶어 높은 메가톤급 사건이 됐다.
하와이에서 치른 비밀 결혼으로 화제가 됐던 톱스타 이영애도, 비밀 결혼과 숨은 암투병으로 세간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장진영도 이만큼 충격을 주지는 못했다. 9년 비밀 연애 끝에 임신 및 결혼계획을 발표한 서태지의 옛 동료 양현석도 서태지의 결혼 사실은 전혀 몰랐다며 충격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스타들이 비밀 연애를 하는 것은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 모두 상처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일 것이다. 대중에 알리지 않은 채 몰래 수년간 일반인과 열애 중인 한 스타는 “철저히 조심한다고 하는데 그분의 미니홈피에 네티즌들이 상주하고 있더라”며 “한국에서는 네티즌이 무서워 연애하기도 쉽지 않다”며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하지만 결혼은 달랐다. 특히 결혼이 집안끼리의 만남, 법적인 관계라는 인식이 강한 한국의 정서상 스타들도 비밀 연애 끝에 결혼에 이르게 되면 세간에 공표하고 축하를 받는 것이 일반적 관례였다. 이영애, 장진영, 양현석도 마찬가지였다.
이것이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팬들의 ‘배신감’을 이해하는 키워드다. 열애도 아닌 결혼, 그것도 이혼 뒤 위자료 청구 소송을 통해 드러난 사실이라는 것이 충격을 배가시킨 것이다.
게다가 사생활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서태지가 무려 2집 활동 중이었던 1993년 15세이던 이지아를 처음 만나 1997년 19세 이지아와 결혼식을 올리고 동거에 들어갔다는 내용은 그를 영원한 소년인 ‘피터팬’이라 부르던 팬들에게 경악할만한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특히 그 상대가 2007년 이후 유명세를 탄 배우 이지아였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웠다. 90년대의 아이콘인 서태지와 2000년대 후반 등장한 여배우가 14년에 이르는 시간 동안 결혼 사실을 비밀로 하고 있었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지아는 ‘네티즌 수사대가 포기한 인물’이라는 별명을 지닐 정도로 과거 행적이 드러나지 않던 배우였지만, 이번 사건으로 개명 전 본명이 김상은이었다는 사실과 실제 나이, 학력 등 자신의 신상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현재 연인인 톱스타 정우성도 “몰랐다”며 충격을 받은 상태여서 이 관계도 앞으로 어떤 갈등을 빚게 될지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물론, 개인의 신상에 관련된 일이니 만큼 이지아가 소속사 보도자료를 통해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고 사과할 정도로 잘못한 일은 절대 아니다.
이지아 측은 “상대방이 상당한 유명인이었기 때문에 모든 사실을 솔직하게 말씀 드릴 수 없었다”면서 “마지막까지 원만하게 마무리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해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누구보다 지금 힘든 것은 본인 스스로일 것이다. “어렸을 적 만나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그녀는 희대의 톱스타를 만나 결코 평범하거나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아왔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어릴 적 만난 누군가와 스무살에 결혼을 하고 이혼, 소송까지 겪으며 누구보다도 힘겨운 시간을 겪고 있을테니 대중에 ‘사과’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단지 그 만큼 이번 사건에 대한 충격이 엄청났다는 것을 증명한다. 와중에 이지아 소속사 양근환 대표는 “본인도 무척 힘들어 하고 있다”라며 “어쨌든 사람은 살려야 하지 않겠나”라고 안쓰러운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아직 모든 의혹이 풀린 것은 아니다. 특히 서태지의 직접적인 입장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다 한 때 부부였던 두 사람의 관계를 한쪽의 말만 듣고 전적으로 믿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둘은 이혼이 성립된 시기 등에 의견 차이를 보이며 소송을 벌이고 있는 상태이니 만큼 사건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2차 변론기일까지 진행된 이들의 소송은 오는 5월 23일 재개된다. 하지만 ‘영원한 피터팬’과 ‘베일에 싸인 여인’의 팬들은 한동안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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