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기업 세계를 사로잡다] 안토니 ㈜

高품격 편안한 구두 국내 넘어 세계를 누빈다

“10년내에 반드시 세계적인 명품 구두 반열에 올라 서겠습니다.” 효도신발 붐을 일으키며 국내 컴포트 슈즈 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있어 화제다. ‘바이네르’란 브랜드로 잘 알려진 안토니㈜가 그 주인공. 지난 1994년 창업, 매년 두자리수 이상의 매출 신장율을 기록하고 있는 안토니는 10년내에 자사 브랜드 안토니를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반열에 오르게 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히며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숙식만 제공해 달라던 17세 제화공의 성공신화

충남 당진의 빈농 출신인 안토니 김원길 대표는 32년전인 17세에 가방 하나만 달랑 메고 서울로 상경했다.

 

김 대표는 영등포 오목교 인근의 구두 가게에 무작정 들어가 “밥만 먹여주고 재워만 달라”라는 말로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6년간 이곳저곳 구두가게를 옮겨 다니며 기술을 습득한 그는 당시 제화업계 중의 하나였던 캐리브룩의 제화공으로 취직하게 된다.

 

김 대표는 취직후 성실함과 탁월한 손재주를 인정받게 되고 1984년 회사 대표로 전국기능경기대회에 나가 제화부문 동메달을 수상했다.

 

하지만 금메달을 기대했던 회사 사람들의 시선과 패배감이란 아픔을 느낀 그는 휴가를 내고 무작정 부산행 완행열차에 몸을 실었다.

 

부산 태종대 등대 밑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던 김 대표는 바람과 파도가 만들어낸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아 실망할 게 아니라 나도 바람과 파도처럼 살아가자’고 마음을 고쳐먹고 곧바로 서울로 상경, 다시금 일에 매진했다.

 

이후 당시 제화공 보수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생산관리직을 자청, 일을 배우게 되는데 이게 바로 김 대표 인생의 전환점이 된다.

 

하지만 관리자로 4년간 일했을 때 회사 매출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백화점 매출도 저조해서 매장을 철수해야 하는 상황도 빈번했다.

 

그는 영업을 해 보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매장에 나가 하루종일 손님을 상대로 장사를 했다.

 

몇달만에 그가 영업하는 백화점 매장은 매출이 급증했고, ‘매출 제조기’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잘 나가갔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나 할까. 회사 내 직원들의 각종 음해와 비난으로 결국 김 대표는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 그리고 퇴직금으로 받은 300만원과 여기저기서 빌린 돈 몇백만원을 밑천으로 자신의 회사를 차리게 된다. 그게 바로 안토니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사업은 결코 쉬운게 아니었다. 자금문제 등으로 불면증에 시달려야 했고, 자살까지 생각하는 극한의 상황에 처했다. 이때 함께 일을 하던 김 대표의 친구가 던진 말 한마디가 그에게 큰 충격을 줬다.

 

“너 정말 나쁜 놈이다. 너 혼자만 편하겠다고 죽는거면 빨리가서 죽어라. 이 무책임한 놈아.”

 

김 대표는 “그래 죽을 힘을 다해 딱 한번 다시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다시 일을 시작했다.

 

‘발이 편한 구두로 유명한 해외 브랜드를 찾아 고급 수제화를 만들자’는 목표를 세우고 사력을 다해 일했다. 그리고 이태리 코디바와 바이네르 한국 라이센스 판매권을 체결했고, 이후 컴포트화를 유행시키는 등 회사 성장을 이뤄내 현재 안토니란 자체 브랜드를 갖춘 탄탄한 중소제화업체로 성장시켰다.

 

■ 기능공 출신 CEO, 제화업계를 놀라게 하다.

안토니는 2008년 당시 263억원이었던 매출이 2009년 330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엔 38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엔 400억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안토니의 경쟁력 중 하나는 바로 대표가 전문 경영인 출신이 아니라 구두 기능대회 동메달을 수상한 경력의 기능인 출신이라는 점이다.

 

경영자이기에 앞서 기능공으로서 갖고 있는 구두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32년의 경험이 기술 및 제품력에 큰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와 함께 각 공정별로 20~30년 이상 경력의 숙련공들과 관리자가 많아서 타사에 비해 더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하며, 최고의 구두를 만드는데 더욱 유리하다고 김 대표는 자평하고 있다.

 

특히 협력업체에 절대 어음을 결제하거나 결제 대금을 미루는 일이 없는 등 최고의 결제조건으로 최고 품질의 원자재와 부자재를 공급받고 있다.

 

이는 서로 윈윈해 오랜 협력 관계를 유지해 나가고자 하는 회사 방침에 기인한다고 김 대표는 설명한다.

 

좋은 구두를 위해서는 최고의 가죽과 많은 자재들이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신의를 바탕으로 최고 품질의 자재를 사용해 최고의 구두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창립 27년… 노사 화합·제품력으로 ‘성공신화’ 일궈

 

‘발이 편한 신발’ 브랜드·직원 행복지수 1위 기업 정평

 

매년 5월엔 효도잔치·청소년 장학금 등 사회공헌도 1등

 

올해부터 伊밀라노·中상하이 매장 오픈… 글로벌 名品 우뚝

 

이와 함께 직원들의 책상 앞에는 모두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지금하자’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일을 뒤로 미루지 말고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하자는 뜻이다. 빠른 게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고객들의 취향에 맞추려면 한걸음 빠르면서 정확한 일처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빠른 일처리로 시간이 남으면 그만큼 알차게 쉴 수도 있기에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 김 대표의 경영철학이다.

 

김 대표의 사무실에 걸린 “성공경영이란 고객에게 사랑받고 사회로부터 존경 받으며 직원들 모두가 만족하는 행복지수 1등 기업을 만드는 것”이라는 사훈이 눈에 띈다.

 

■ 스포츠카와 승마장에 자원봉사까지…

안토니 직원들은 외제 스포츠카에 승마, 여름이면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그리고 겨울엔 스노보드나 스키를 겁 없이 즐긴다. 이들이 이처럼 약간은 사치스러운(?) 취미를 갖고 있는 이유는 안토니가 다른 중소기업이나 대기업들보다 월급을 더 많이 줘서도, 소위 부모 잘 만난 직원이 많아서도 아니다.

 

김 대표의 평소 소신 때문이다. “돈 많이 벌어 쌓아두면 뭐하나. 죽을 때 가져갈 것도 아닌데….” 이유는 간단했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2인승 외제 스포츠카를 구입했고, 제주도에서 말을 사다 회사 옆에 승마장을 만들었다. 청평과 한강에는 3대의 직원용 보트를 구비해 놓았고 회사 간부들은 모두 면허증을 소지, 직원과 가족들이 마음 놓고 여가를 즐기는 행복한 직장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고양시에서 좋은 일 많이 하는 회사로 소문이 자자한 회사가 안토니다. 매년 5월 어버이날 즈음엔 독거노인 등을 초청해 효도잔치를 열고, 사랑 나눔 효 콘서트도 개최한다.

 

올해는 다음달 6일 킨텍스에서 행사를 개최하며 현숙과 김상배 등 인기 가수를 불렀다. 그리고 나눠 줄 선물용 가방도 제작했다. 또 매년 1천만원 상당의 장학금을 어려운 학생들에게 지원하는 것도 모자라 형편이 어려워 운동을 할 수 없는 소년·소녀 가장과 모자 가정 아이들을 골프 꿈나무로 선발, 동남아 전지훈련을 보내는데에만 연간 2억원을 후원하고 있다.

 

물론 재해 등이 발생했을 때 성금을 내는 것은 기본. 안토니의 남다른 사회봉사 활동은 바로 고객과의 소통 때문이다.

 

김 대표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세계 챔프를 꿈꾸는 아이들의 꿈을 꼭 이루고 싶다”면서 “효도잔치 등을 통해 고객들과 잠재적 고객들과의 피드백을 통해 의견 수렴도 할 수 있어 회사 발전을 위해서는 일석이조”라고 말한다.

 

■ 세계 명품 거리에 안토니를…

이태리 명품 구두 바이네르는 1905년 이태리에서 출시된 구두로 안토니에서 그 전통을 이어받아 ‘고품격 이미지’와 ‘편안함’이라는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엄선된 구두만을 출시하고 있다.

 

또 이 회사 자체 브랜드인 안토니는 이태리 컴포트 브랜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루까 곱비의 작품으로 이태리 현지의 유행과 흐름을 반영한 세련되고 개성 있는 디자인을 한국인의 체형에 맞도록 공동개발된 프리미엄 제품이다.

 

현재 이 제품들은 롯데, 신세계, 현대 백화점 매장과 3개 로드숍 등 전국 53개 매장을 통해 판매되며 고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이같은 성공 신화를 지키기 위해 안토니는 고객에게 외면당하는 순간 바로 과거의 어려웠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고객의 니즈를 100% 채워줄 수 있는 최고의 제품을 개발·출시하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 구두 중에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가 없지만 언젠가는 우리나라에도 명품 브랜드가 반드시 나올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그 첫번째는 안토니가 될 것이며 향후 10년내에 세계 명품 반열에 오르는,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구두회사로 발돋움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가장 신고 싶어하고 갖고 싶어하는 구두를 만드는게 우선 꿈”이라며 “또 누구나 들어오고 싶어하는 회사, 행복지수 1등 기업을 만드는 게 또다른 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이태리 밀라노에 매장 오픈과 중국 상하이 유명 백화점에 입점을 계획하고 있다. 이처럼 수출 물꼬를 트게 되면 앞으로 해외 시장 진출 다각화에 나서 세계 각국에 안토니 브랜드를 알려 명품화에 나설 계획이란다.

 

김 대표는 이어 “어려움에 처해본 사람만이 어려움에 봉착해도 이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면서 “맨주먹 하나로 시작해 갖은 역경과 고난을 딛고 이겨낸 만큼 후배 양성에도 모든 노력을 다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규태기자 kkt@ekgib.com   사진=전형민기자 hmjeo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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