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불확실성·가계부채·유가하락 감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행 연 3%에서 동결됐다.
한국은행은 13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현행 기준금리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부터 이른바 징검다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오던 한은의 ‘변주’로 받아들여진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4개월째 4%대의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물가상승률로 인해 금리 인상에 대한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수요 측면의 압력을 가늠할 수 있는 근원인플레이션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 점은 금리 인상 전망에 더욱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1천조원을 앞두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다. 살아나고 있는 부동산시장으로 주택담보대출이 꾸준히 늘고 있고, 비은행권으로부터 일반인들의 신용대출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직접적으로 가계에 타격을 주게 된다. 한은이 ‘느리지도 않고, 빠르지도 않게’ 금리를 정상화하겠다고 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엉거주춤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 해석된다.
또 하나는 이달 초 들어 갑작스럽게 폭락한 원자재 가격이다. 특히 유가가 갑자기 내려앉으면서 공급 측면에서 물가 압력은 다소 수그러들었다. 물론 원자재 가격 추가 하락 여부는 논쟁거리로 남아있다.
최근 지속되고 있는 달러-원 환율 하락도 금리 동결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주와 이번 주 환율은 대략 1천70-1천80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원화 강세는 수입 물가를 낮춰 국내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부진한 경제 성적표를 비롯해 남유럽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재정문제 재부각과 중국의 긴축움직임 등이 세계경제에 불확실성을 던져주고 있다는 설명도 금리 동결 배경으로 관측된다.
/강해인기자 hikang@ekgib.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