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보상 지연’…파주 운정3지구 주민의 비극

“5년째 보상 늦어져 빚더미… 한달 이자만 1천만원” 유서 남기고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됐으나 토지보상을 받지 못해 매월 막대한 이자부담을 견디지 못한 한 파주 운정3지구 수용주민이 공동묘지에서 농약을 먹고 자살해 충격을 주고 있다.

 

22일 오전 11시 파주시 교하읍 동패리 일산공동묘지에서 파주운정3지구 수용주민 윤진희씨(48·안산시 고잔동 )가 숨져 있는 것을 성묘객 김모씨(54)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윤씨 주변에는 농약병 3개가 널려 있었으며 대통령께 보내는 A4용지 2장 분량의 유서도 함께 있었다.

 

경찰은 유서 작성일자가 지난 5월20일인 점으로 미뤄 윤씨가 20일에 자살, 사흘 뒤에 성묘객에게 발견된 것으로 보고 있다.

 

파주운정3지구수용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박용수)는 “확보한 유서에는 ‘운정3지구가 토지보상이 안 돼 한 달 1천만원에 이르는 금융빚을 감당치 못해 자살한다. 나의 죽음을 끝으로 수용주민들의 고통이 모두 끝났으면 한다’고 적혀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윤씨 시신을 파주 탄현면 파주성모병원 장례식장에 안치하는 한편, 유가족과 비대위측을 상대로 윤씨의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정상교 비대위 국장은 “윤씨는 운정3지구 토지 보상이 안돼 5년 동안 13억원의 금융권 빚으로 매월 1천만원 가까운 이자폭탄으로 고민해 왔다”면서 “ 윤씨죽음은 국토부와 LH 의 책임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파주운정3지구(6.95㎢, 211만평)는 국토해양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2007년 택지개발지구로 지정, 토지보상 등을 약속했으나 재정난을 이유로 5년째 보상을 해 주지 않고 있다.

 

파주=김요섭기자 yoseopk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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