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G-FAIR 뭄바이] G-FAIR 3년… ‘12억 경제 신대륙’ 인도시장 개척기지 안착

경기도와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가 지난 18~19일 인도 뭄바이에서 개최한 G-FAIR(대한민국우수상품전) 특별전시장인 인터콘티넨탈 호텔 랄릿 플라자. 개막시간이 다가오면서 부스마다 전시회에 참여한 업체 대표와 통역들 표정에 긴장감이 감돈다. 사전에 예약된 바이어는 물론 현지에서 직접 찾아오는 바이어들에게 제품을 정확하게 알리기 위한 준비로 전시장이 소란스럽다. 첫날 10시를 넘기면서 바이어들이 줄지어 전시장에 들어서자 업체 대표들의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머나먼 이국 땅에서 한명이라도 더 만나고 성과를 얻기 위한 상담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조금이라도 더 정확하게 제품을 설명하기 위해 통역 옆에서 손짓과 몸을 이용해 설명하는 업체 대표들의 얼굴이 안쓰러울 정도다. 애써 웃음을 보이다 금세 긴장감으로 가득한 표정들. 소통이 잘 되지 않거나 문제가 생기면 바쁘게 뛰어다니며 업체들을 도와주는 경기중소기업지원센터의 직원들. 전시장은 금세 총칼 없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세계 경제 강국으로 떠오르는 인도시장에 중소기업의 제품을 하나라도 더 팔려는 업체대표들의 눈물겨운 노력은 이틀간 계속됐다.

 

■ “큰 기회 얻었으니 성과는 업체 몫이죠.”

2011 G-FAIR 뭄바이에 참석한 업체는 모두 74개사다. 중소기업지원센터가 사전 준비를 통해 다른 전시회와 달리 1대1 매칭 상담이 펼쳐졌다. 업체들은 개별기업이 생각할 수도 없는 전시회를 인도에서 할 수 있는 자체가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또 경기도가 기회를 주었으니 성과를 얻는 것은 기업의 몫이라며 전시회 기간 내내 제품 설명에 열의를 보였다.

 

첫 전시회에 참석한 ㈜한빛코리아 김수남 대표. 김 대표는 찾아오는 바이어마다 발모제의 효능을 보여주기 위해 임상실험이나 치료과정을 노트북으로 일일히 확인해 주었다. 또 자신의 몸을 대상으로 머리카락이 늘어나는 과정을 설명하는가 하면 바이어와 자신의 머리와 어깨에 발라주며 효능을 직접 느끼도록 했다. 유난히 수염이나 털이 많이 나는 것을 남성상으로 느끼고 있는 인도남성들은 김 대표의 이 같은 열의에 큰 관심을 보였다.

 

김 대표는 인도의 헤어 전문회사인 MARICO의 초청으로 현지공장을 방문해 3시간 동안 공장 간부들을 대상으로 질의응답 등을 통해 상품을 소개한 뒤 수출에 합의했다.

 

김 대표는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인도의 중산층 이상들이 미용 등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제품 특성상 효능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성공사례를 꼼꼼히 모아 보여준 것이 바이어들에게 효과적이었던 것 같았다”고 즐거워했다.

 

음이온과 원적외선을 이용한 건강 제품을 개발한 바이오 헬스월드 김완겸 대표는 지난해에 참석해 3개사와 15만달러의 수출성과를 올리고 이번에도 15만달러 계약을 현장에서 성사시켰다. 또 바이어의 요청으로 G-FAIR가 끝난 뒤 뭄바이 방갈로 지역의 회사를 방문해 상품을 소개하는 등 G-FAIR기간 내내 상품판매에 전력을 다했다.

 

경기중기센터 철저 준비

업체별 맞는 기업들 사전접촉

1대1 현지공장 방문상담 주선

 

수출상담 사상 첫 1억불 돌파

까다로운 인도시장 신뢰 심어줘

국내 74개社, 1천여곳 바이어 만나

 

현지 인지도 날로 높아져

델리 등 멀리서도 100여명 찾아

“한국서 열릴 G-FAIR도 참석”

나노복합 항균신소재를 개발한 ㈜실빅스는 수차례의 해외전시회에 참석했지만 G-FAIR가 가장 내실있다고 강조했다. 사전에 바이어들을 접촉해 현지에서 1대1 매칭이 될 수 있도록 경기중소기업지원센터가 철저히 준비했기 때문이다. 이정훈 대표는 “3년째 진행되면서 인도시장에 G-FAIR가 알려져 사전 예약된 바이어 외에도 많은 바이어들이 찾아왔다”며 “우수한 항균 효과 등으로 독점판매권을 요구하는 바이어가 있는 등 인도시장이 조금씩 한국상품에 문을 열어주고 있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시회를 방문한 김기선 경기도의회 경제투자위원장은 “현장에서 업체들의 노력을 보면서 감명을 받았다”며 “중소기업들의 해외진출에 경기도가 큰 역할을 한 것이 뿌듯하고 앞으로도 이들의 성공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 인도 바이어들 “G-FAIR Good~”

인도 현지 바이어들에게는 G-FAIR가 3년째 진행되면서 정기적인 한국우수 상품전시회로 인식돼 가고 있다. 이처럼 정기적으로 열리면서 행사에 참여하는 바이어는 뭄바이뿐만 아니라 2천㎞가 떨어진 델리 등에서도 찾아오고 있다. 뭄바이가 아닌 외부에서 찾아온 바이어만 100여명에 이를 정도로 자리잡았다.

 

이번 전시회에 참석한 ATCO 인테리어社 케발 메타씨는 “G-페어는 한국 회사의 상품을 중간에서 연결시켜주는 행사로 인도 바이어들에게 가장 큰 장이다”며 “매년 참석하지만 매우 잘 정리된 성공적 전시회”라고 평가했다. 또 이 회사는 장식타일과 pvc 장판, 마루바닥 등을 제조하는 한국의 ㈜두일과 부엌 찬장을 제조하는 크라텍과 협의를 가진 뒤 앞으로 거래키로 했으며 ㈜두일과는 10만달러 이상의 상품 주문을 신청했다.

 

파이프 등 배관자재 전문업체인 ㈜에프엠유니코사를 만난 M N Padia & Sons의 니푼 파디아씨도 구매키로 했으며 에프엠유니코도 한국에 초청해 한국에서 열리는 G페어에도 참가키로 했다.

 

Asian Tapes사의 마노지 코타리씨도 세일하이테크와 대진 베터리와 만나 물품구매에 대한 협의를 가진 뒤 미화 22만달러 규모의 물품 구매를 했다. 코타리씨는 “한국상품의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한국에서 열리는 G페어에도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Square 1사의 비핀 림바니씨는 “G-FAIR는 지금까지 참여해 온 기업전시회 중 최고였다”며 “전시된 제품들도 매우 매력적이었으며 합교벽지와 이미 거래를 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인도 바이어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코트라 최동석 뭄바이 센터장은 “인도는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외국기업이 진출하기 매우 어려운 나라다”며 “경기도가 주관하는 G-FAIR는 한국은 물론 외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성공적인 우수상품전시회”라고 말했다.

 

 

■ 1천여개社 바이어 만나 수출계약 행진

2011 G-FAIR 뭄바이는 잘 준비된 해외전시회에다 업체들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74개 중소기업들이 1천5개사 바이어와 1억달러의 상담 실적을 올렸다.

 

이 같은 실적은 2009년 47개사가 참가해 6천만달러 상담에 3천345만달러 계약이 이뤄지고 지난해 78개사가 참가해 8천236만달러 상담에 4천555만달러 계약을 한 성과에 이어 2천만달러 이상 늘어난 것으로 G-FAIR가 한국 중소기업들이 인도시장 진출 통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화성에 있는 바코드형 신용카드 단말기 업체 ㈜에이엘에스는 이번 전시회에서 인도 E사와 300만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G-FAIR 뭄바이에 참가해 E사를 만난 바 있는데, 지난 1년간 바이어와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현지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이번 전시회에서 계약을 성사시켰다.

 

자동화 책상 제조회사인 ㈜예림컴퍼니도 뭄바이 소재 가구 취급 바이어 S사와 수출 상담을 갖고 컨테이너 60대를 선발주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으며, 풀림&누유방지 접착제 코팅 제품을 생산하는 나사록코팅㈜도 볼트 제작 바이어 K사와 수출상담을 통해 33만달러의 계약상담을 진행했다.

 

또한 타카전문 제조회사인 ㈜제일타카도 델리 소재 N사와 수출상담을 갖고 현장에서 1만달러의 계약 체결했으며, 올해 총 10만달러의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의료용, 산업용 브러쉬 전문 제조업체인 비비트레이딩도 독일, 스위스 등 유럽 등지에 자회사를 보유한 치과, 산업용 세척 브러쉬 제조, 유통 업체 I사와 수출 상담을 진행한 결과 1천200달러의 초기 주문 계약을 체결했다. 비비트레이딩은 이후 연간 7억2천만달러가량의 수출계약을 예상하고 있다.

 

최종식기자 choi@ekgib.com

 

 

‘기회의 땅’ 인도

구매력 GDP 세계 4위 CEPA(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체결후 선점 발판

인도는 시장잠재력이 큰 BRICs(신흥경제 4개국) 중 하나로 인구 세계 2위, 구매력 평가기준 GDP 세계 4위의 거대시장으로 2050년에는 세계 2위의 차세대 경제대국이다. 한국은 지난해 부터 발효된 CEPA(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로 우리 중소기업이 거대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놓고 있다. 실제 수출 측면에서도 한국은 2000년 대인도 수출규모가 20위권에 머물렀으나 지난해에는 중국, 일본 등에 이어 7위까지 올라오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5년간 9% 수준의 고성장으로 중산층이 증가해 2015년에는 중산층이 3억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이들이 가격이 비싸지만 제품이 좋은 한국상품을 선호하는 가전이나 휴대폰, 가구 등에 대한 공략이 주효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인들은 인도시장이 중국보다 더 어렵다고 강조한다. 사업 측면에서는 끈질긴 가격인하 요구와 협상지연, 세부품목 요구 등으로 성사단계에서 계약이 깨지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더욱이 이들은 장기적인 거래 관계보다는 단기이익에 치중하고 있어 인내심을 갖고 문서를 통해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G-FAIR에서 바이어를 만난 바코드형 신용카드단말기 업체인 에이엘에스는 1년 동안 수차례의 인도방문 등을 통해 EPPL사와 300만달러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결국 거대시장인 인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G-FAIR 등과 같은 전시회를 이용하거나 경기도가 운영하는 경기비즈니스센터(GBC) 등의 전문기관의 활동이 매우 유용하다.

 

제네시 GBC 뭄바이 소장은 “인도시장이 매년 크게 성장하고 있어 제품이 우수한 한국기업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다”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도 내에서의 홍보와 상담 기회 등이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종식기자 choi@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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