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어학 경쟁 치열한데 취미·친목 모임 파리 날려
좁은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한 대학생들의 스펙·학점 경쟁 과열이 동아리 활동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취업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동아리에는 수십명의 학생이 몰리는 반면, 취미·흥미성 친목도모 동아리는 인력난에 시달리는 등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아주대학교 등산동아리 ‘산악회’는 올해 모집된 신규회원이 두 명에 그쳤다. 회원 수가 적어 학교 측에서 동아리방을 ‘빼라’고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유종욱 회장(25·전자공학부)은 “학생들이 스펙쌓기에 열을 올리면서 등산 등 운동하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대학교 토론동아리 ‘세상바꾸러’도 11학번 신입생이 한 명도 들어오지 않으면서 새 학기가 시작된 지 3달여가 다 돼가는 지금까지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동아리가 생긴 이래 한해 10명씩은 꾸준히 들어왔지만, 지난해부터는 참여학생이 현저히 줄었다.
명지대 스킨스쿠버 동아리도 회원모집이 전혀 되지 않으면서 활동회원이 대여섯명에 불과, 동아리 활성화는커녕 운영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나 취업동아리, 영어 동아리 등 스펙쌓기와 관련된 동아리는 신입 회원들이 넘쳐나면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단국대 취업동아리 ‘티핑포인트’는 매 학기 회원을 모집, 이번 학기에는 25명을 뽑는데 80명 이상이 지원해 3대1 이상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지난 학기에는 100명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4대1이나 기록했다.
지원자가 몰리면서 서류접수와 면접을 시행, 회원모집기간을 따로 두고 상시모집은 하지 않고 있다.
아주대 영어회화동아리 ‘ajess’도 이번 학기에 40명 이상의 회원이 몰렸다. 보통 20명 안팎이 지원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지원자가 크게 늘고 있다.
ajess의 박원일 회장(24·기계공학부)은 “요즘 신입생들은 취업 걱정을 하면서 동아리도 학우들 간 친목을 도모하기보다는 취업을 위한 수단으로 삼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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