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차 줄은 정기적금 ‘찬밥 신세’

“일반 적금과 예금 간 금리 차이가 별로 없으니 차라리 보험성 가진 예금을 선호하게 됩니다”

 

지난해 가을 결혼, 내 집 마련을 위해 돈을 모으고 있는 권태원씨(31·용인 흥덕)는 A금융의 보험성이 있는 정기예금 상품을 선택해 매월 50만원씩 내고 있다.

 

권씨가 이 상품을 택하게 된 이유는 연 4%의 이자와 보험적 요소가 기존의 목돈 마련 수단인 정기적금의 금리(평균 4.1~4.2%)와 별 차이가 없는 데 비해 상품성은 오히려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말 도내 정기예금 잔액은 59조1천401억원으로 지난해 12월 58조1천645억원에 비해 1.67% 증가했으나, 정기적금은 같은 기간 4조1천526억원에서 4조1천724억원으로 0.47%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간 금리차이가 축소됨에 따라 서민들의 목돈 마련 수단인 적금이 상대적으로 외면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민은행의 인기상품인 e-파워자유적금과 e-파워정기예금을 비교하면, 적금은 12개월 미만 2.8%, 36개월 미만 4.0%, 36개월 이상 4.3%의 금리가 적용된다.

 

그러나 예금 역시, 12개월까지 3.5%, 12개월 이상 4.1%의 금리를 적용해 적금과 금리 면에서 큰 차이가 없으며, 약정기간도 짧아 상대적으로 선호 받고 있는 것.

 

예·적금 금리차 작년 10월 기준 0.69%서 두달새 0.40%p 줄어

 

은행들, 펀드·보험 연계 예금상품 속속 출시 ‘고객잡기’ 총력

 

우리은행의 적금 상품인 ‘아이 맘(i-mom) 자유적금’은 3년 이상 4년 미만 3.7%, 5년 이상일 경우 4.10%인데 비해, 우리e-알찬정기예금은 1개월 2.91%의 금리 적용부터 12개월 3.87%까지 매월 0.15%가량의 추가 금리가 적용돼 최고 금리의 차가 0.23% 밖에 되지 않는다.

 

신한은행 ‘두근두근 커플 정기적금’도 12개월 만기시 3.8%의 이율이 보장되지만, ‘두근두근 커플 정기예금’은 같은 기간 만기시 4.3%의 이율이 보장돼 이용자로서는 예금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적금은 주로 나이 드신 분들이 선호하는 반면, 젊은 사람들은 펀드나 보험과 연계된 예금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 같은 추세를 반영, 은행들도 연계 상품을 늘리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금리 동결 등의 영향으로 적금보다 비교적 금리가 높은 정기 예금으로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또 은행권에서 보험성을 가진 상품들을 많이 내놓고 있어 보험상품과 예·적금 상품의 차이가 크게 사라지는 경향도 눈여겨볼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 조사 결과 지난 3월 신규취급한 정기적금의 평균 금리는 3.68%로, 지난해 12월보다 0.04%가량 하락했으며, 정기적금과 정기예금간 금리차는 지난해 10월 0.69%에서 12월에는 0.40%p로 좁혀졌다.   유진상기자 dharma@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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